사진을 정리하다가 지울 뻔했던 설날에 있었던 에피소드입니다. 설날 금날에 저 멀리 서울에서 은수의 막내 고모가 내려 왔었지요. 신기한 게 시집 안 간 고모랑은 엄청 빨리 친해지더랍니다. 설 연휴기간 동안 은수한테 머리카락을 통째로 내줄 수밖에 없었던 사연 지금부터 시작해 볼게요.^^

딸

은수의 고모는 총 네 명입니다. 지금까지 고모한테 매달린 적 없었던 은수가 막내 고모를 보더니 물 만난 물고기처럼 찰싹 달라붙어 떨어질 줄 몰라하더군요. 특히 막내 고모의 머리카락만 쫓아다녔다고 해도 과언이 아녜요. 그러다가 결국 집안에 있던 은수 소유의 고무줄 머리끈을 총 집합 시켜 고모의 머리카락을 예술로 승화 시키기 위한 장고의 시간이 시작되었습니다.

조카


다른 사람이었으면 그만 하라고 짜증 낼 동생이 다섯 살 조카의 손짓에는 모든 걸 단념하고 기다려주었어요. 



집에 있는 머리끈이라고는 총출동 시킨 은수, 고모의 머리가 지쳐도 많이 지쳤겠다!~~

머리카락


시골 집에 오는 순간부터 예쁜 조카라고 상전처럼 모시다가 오늘 댄통 걸린 여동생, 그래도 아무 군소리 안하고 손에 쥐인 젓가락이 휴업 상태인데도 끝까지 잘 참아주었습니다. 


마침내 라스트 씬이에요.~

"아빠, 머리 잘 묶었지?"

"와, 울 은수 미장원 원장 해도 되겠네?"

이 대화를 나누고 나서야 여동생은 조카로부터 머라카락을 해방시킬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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