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인천공항에 첫발을 내디디신 베트남 장인어른께서 장장 네 시간을 달려 사위 집에 도착했습니다. 한국 방문이 처음인 만큼 자동차로  네 시간을 달리는 동안 한국의 첫인상을 강하게 담았으리라 봅니다. 베트남에 비해 산이 매우 많은 한국이기 때문에 아마도 산에 관한 이미지가 강하게 담기지 않았을까 싶었어요.
 

한국의 첫날 저녁을 맞이한 시간, 많은 이야기 중에 결국 이런 질문을 받았습니다. "왜 한국의 나무는 다 죽었느냐?"  제가 베트남어를 모르기 때문에 통역사가 된 아내를 통해 질문을 받았습니다.  

밤나무

마당 옆에 있는 밤나무예요. 집에 도착해도 역시 나무는 죽어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벚나무

벚나무도..

무궁화

그 사이에 심겨진 무궁화도...

가로수

가로수에 심겨진 모든 나무들이 한결같이 죽어있지요.

참나무

심지어 참나무 군락지로 이루어진 야산도 모조리 죽어있습니다.



제가 보기엔 모든 나무들이 당연히 살아있지요. 하지만, 한국 방문이 처음인 베트남 분들이 간혹 이런 황당한 질문을 던집니다. 제 아내 역시 한국에 처음 들어왔던 시기가 9월로써 가을이 되는 시기인데, 그 해 겨울에 모든 나무가 죽었다며 질문을 던지던 기억이 있습니다.

왜 이런 큰 오해를 사는 걸까요?

그건 베트남은 한국처럼 서리가 내리지 않으며 눈도 내리지 않는 깊은 가을이 겨울이기 때문이에요. 그런 이유로 베트남은 낙엽이 지는 활엽수가 없습니다. 1년 연중 잎이 달려있지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실내에서 화분에 즐겨 심는 나무로 벤자민이나 고무나무, 행운목 등이 있는데, 이런 나무들이 베트남에선 야외에서 겨울을 나는 까닭입니다.

도로

아내도 그랬고 장인어른도 똑같이 질문을 던진 에피소드가 생각이 나서 잠시 차를 세우고 사진 한 장에 웃음을 머금어 봤어요.

한국의 겨울이 매섭긴 매서운가 봅니다. 침엽수를 제외한 대부분의 나무들이 맥을 추지 못하고, 늦가을엔 추풍낙엽이 되어 우후죽순처럼 떨어지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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