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따라 둘 남매 각자 알아서들 잘 놀고 있어서 잠시 편한 시간을 가져봤어요. 엄마와 아빠가 아이들 보느라 미뤄 놓았던 일들을 편안하게 시작할 수 있었지요. 마당 청소를 마치고 거실에 들어와 봤더니 아직 까지도 잠잠하길래 마음이 한결 더 가벼워졌습니다.

은수는 오늘 또 살림 한 밑천 들고 나와서 놀고 있었고요,,,
둘째 쭌이는,,,

"쭌이는 어디 갔지?"

뭐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을 보니 쭌이도 알아서 잘 놀고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남매

살림놀이 하는 은수의 등 뒤에서 요리조리 사진을 찍고 있었는데, 방안에서 갑자기 큰 이불을 힘겹게 끌고 나타난 둘째.. 

누나와 이불놀이를 하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가지런히 놓여진 접시들을 뭉개고 있는 이불을 쳐다보느라 쭌이의 상태를 눈치채지 못했어요. 사진을 한두 장 찍고 나서야 울 아들 백발이 된 것을 알았답니다.

허걱!

"저거 아내의 화장품이면 어떡하지?"

누나

너무 황당해서 저도 모르게 소리쳤어요. "쭌이 머리 왜 이래?"



그제서야 주방에 있던 아내가 쫓아 나와 쭌이의 머리 상태를 확인하고는 곧장 방으로 달려가 봤지요. 다행히 아내의 화장품이 아니라 아기들 피부가 짓 무르지 않도록 예방해주는 파우더였어요.


아들

"어이쿠, 쭌아...." 

집안 전체에 파우더 특유의 냄새가 진동을 하더랍니다.


쭌

이 와중에도 이불 속에 들어가려고 했어요.
이불 속에 들어가면 파우더 냄새가 더 요란할 텐디...

둘째

쭌이가 어지럽혀 놓은 현장을 오늘은 공개할 수 없을 것 같아요.
과히 충격적이라 상상에만 맡기겠습니다.

결혼 4년 차에 좀 더 편안한 분위기에서 아내가 쭌이를 낳아서 그런지, 보챔도 없고 무던 하기 짝이 없어요. 속된 말로 둘째는 거저 먹기로 키우고 있다고 할까요.

가끔은 오늘 같은 일이 발생해도 아빠는 자식을 키우면서 덤으로 얻는 행복처럼 느껴집니다.
모든 엄마아빠들의 로망처럼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만 자라준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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