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일기예보보다 더 빠르게 계절의 변화를 알아차리는 게 사람의 육감이 아닌가 싶어요. 최근 들어 피부로 느껴지는 봄기운 외에도 땅속 깊이 얼어있던 대지가 힘을 잃어, 꿈쩍도 않던 표고목 지줏대가 쓰러지는 것을 목격하기도 합니다.
정말 봄이 온 것일까?
오늘(23일) 오전, 은수를 데리고 치과에 들렀을 때의 일입니다. 대기실에서 순번을 기다리고 있는데, 눈앞에 펼쳐진 녹음 짙은 화초들.. 1주일 전에는 곁눈질이나 했을까요?
오늘은 분신처럼 따라다니던 카메라마저 미처 챙겨오지 못했지만, 보면 볼수록 생기가 넘쳐흐르는 이 녀석들을 그냥 두고 갈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핸폰을 꺼내어 마구마구 눌러 댔습니다.
겨울의 꽃 갈대와 어우러진 모습도 잘 어울리는 것 같더라고요.
개미처럼 작은 잎 하나 따서 땅에 꽂아 놓은 모습이 웃음을 자아내어서 사진에 담아봤어요.
잎을 왜 꽂아 놓았을까 궁금해서 자세히 들여다봤을 때, 누워있는 한 녀석의 밑둥치에서 두 가닥 뿌리를 발견했답니다.
"와,세상에,, 잎에서 뿌리가 다 나오네?"
참 신기한 것이 치과에서 생기 발랄한 화초들을 핸드폰에 담아왔는데, 이날 품앗이 갔던 아내는 늦은 오후 이렇게 실물을 종이컵에 담아왔습니다.
저희집 화초예요. 고무나무 두 그루와 행운목 한 그루, 이렇게 세 개밖에 없지만,,
봄기운이 온몸을 감싼 덕에 지름신이 발동되었어요. 치과 1층에 하필이면 화분과 받침대를 팔고 있어서 옴짝달싹 못하고 지르고 말았지요.
화초가 세 개니 화분과 받침대도 사이좋게 세 개씩 1만 2천원 주고 사왔어요. 아이들은 무척 좋아하던데, 아내는 잔소리를 반 바가지 정도 쏟아 붇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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