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는 모르는 번호로부터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여보세요?" 라고 전화를 받았더니 다짜고짜 "거기 어디에요?" 그러시는 거예요.
왜 그러시냐고 여쭈었더니...

왜 남의 전화에 열 다섯 번이나 전화를 걸었냐고 화를 내시며 말씀하셨어요.

"헐,, 열 다섯 번이나요?"

쭌

아빠가 핸드폰 잠금 기능을 사용하지 않는 것도 원인이 되었지만, 설마 열 한자리의 전화번호를 누르고 통화 버튼을 누를 수 있겠냐 싶었습니다. 어쩌다 전화를 걸게 되더라도 보통은 제가 전화를 걸었던 곳이거나 받았던 곳인데, 이번엔 저와는 친분이 전혀 없는 엉뚱한 곳에 발신이 되었던 것이에요.

세 살

며칠 후 세 살 아들 녀석에게 제 스마트폰을 일부러 건네줘 봤어요.제가 보고자 했던 것은 아니지만, 어떻게 인터넷으로 들어가 탐색을 저렇게도 잘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세살

전 인터넷 첫 페이지에서 한글이나 영문 글자를 입력하지 않고서는 인터넷을 항해할 수 없는 줄만 알고 있었거든요.



딸

이것 역시 쭌이한테 제 폰을 건넨 지 5분도 안되어 세 살 아들이 찾아 놓은 <도라에몽>입니다.
것을 본 누나가 <도라에몽>에 홀딱 반해서 뺏어간 상태예요.


아들

마무리에 앞서 당사자가 직접 사과를 드립니다.

사실 이 장면은 세 살 아이들의 흔한 포즈입니다. 어르신들은 동생 보려고 이런 행동 한다는데,,
글쎄요.. 저흰 더 이상의 계획이 없어서.. 


낮에 핸드폰을 집에 잠시 놓고 나가있었는데, 둘째가 그때 아빠 핸드폰을 갖고 놀다가 이런 난처한 상황을 만들어 놓았어요. 사과와 함께 자초지종을 설명 드렸더니, 조금 풀리셨는지 통화를 끝내시더군요. 

통화 버튼을 누르지 않고 핸드폰으로 장난칠 땐 옹알이도 잘하는 녀석이지만, 핸드폰 속에서 낯선 목소리가 들리면 아무 소리도 내지 않는 아들 녀석입니다. 그래서 더욱 화가 날 수도 있겠구나 싶었어요. 저 또한 예전에 아내한테 걸려온 전화를 받고 아무 말이 없어서 버럭 화를 낸 적이 있었거든요.

다시 한 번 이 자리를 빌어 그분께 진심 어린 용서를 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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