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벌써 개구리가 깨어나 활동한다는 <경칩>이 낼 모레군요. 농사를 짓는 사람들에겐 요일보다는 날짜에 민감하지요. 아직도 지난 한 해의 아쉬움이 다 가라앉지도 않았는데,,,
이젠 또다시 앞만 보고 달려야 할 때가 왔습니다.


1월 달에 따뜻한 날을 골라 밭 쪽으로 침범한 잡목들을 제거해 준 적이 있는데, 가끔 밑둥치 굵은 뽕나무를 만나면 로또에 당첨된 것처럼 기분이 훨훨 날아갈 듯 했어요.


뽕나무

예전엔 밭 쪽으로 치우친 잡목의 가지만 잘라주곤 했었는데, 올핸 밑둥치를 과감하게 베어내었어요.


뽕나무

한 달 전에 잘라둔 뽕나무의 단면이 많이 말라있어서 걱정스럽기도 했지만,, 


뽕나무

운반하기 좋게 하기 위해 토막 치기를 해주었더니 아직도 뽕나무 수액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뽕나무를 처음 자르면 이렇게 연한 색상인데, 어찌 발갛게 홍조를 띄게 되는지 모르겠네요.


뽕나무

요즘은 누에를 치지 않으니 뽕나무 구경하기가 이 시골에서도 참 힘이 들어요. 그렇다 보니 옛날 어르신들이 심어 놓으신 뽕나무 중에 겨우 몇 그루 정도만 구할 수 있답니다.

느타리

지난 해 은사시 나무와 버드나무로 느타리버섯을 내어 먹었는데, 이 느타리는 봄에 종균을 넣으면 가을에 그 맛과 향을 맡을 수 있답니다.

표고버섯과는 달리 한 종균에 여러 송이들이 뭉쳐서 나옵니다. 비가 오는 사이 잠시 잠깐 놓쳤더니 이렇게 커져 버렸어요. 그래도 집사람이 아무런 양념하지 않고, 후라이팬에 식용유 한두 방울 떨어뜨려 살짝 데쳐주기만 했는데도 눈 깜짝 할 사이 동이 나 버리더라는..

아주아주 부드러운 쇠고기 맛이 났습니다.

느타리버섯

지난해 봄에 느타리버섯 종균을 넣은 원목들..
이제는 표고버섯과 마찬가지로 종균이 <총알>식으로 나와서 작업하기가 수월해졌어요.


그때 주위에선 뽕나무에서 나온 느타리를 알아준다고 귀띔해주시더군요. 지난 겨울 고생한 보람이 이번 가을에 식탁을 어떻게 꾸며줄지는 두고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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