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장 담기는 닭 날이나 원숭이 날에 담그면 좋다고 해서 날을 그렇게 잡았다가, 불가피한 사정으로 조금 앞당겨 양 날에 담가야 했어요. 아무튼 이때 들어가는 재료가 메주는 기본이고 굵은 소금과 기타 말린 고추와 숯을 이용하기도 하는데, 날계란은 어디에 쓰려고 심부름을 시키는 것일까? 사뭇 궁금해졌습니다.

된장만들기

"야, 넌 왜 거기에 들어가 있어?"

처음엔 미관 상 보기 좋으라고 넣어 놓은 건지 알았어요.

된장담기

긴 시간이 필요했던 메주 만들기와는 달리 매우 간소한 작업으로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된장 담그기였어요.

먼저 띄운 메주를 단지 안에 넣어 놓습니다. 그리고, 큰 통에 굵은 소금을 올려놓거나 물에 담궈 소금물을 받아 내는데, 이때 너무 싱거워도 안되고 너무 짜도 안되는 게 간수예요. 소금물의 농도를 알맞게 조절하기 위해 염분 측정기 대용으로 사용되었던 것이 바로 날계란입니다. 


그럼 날계란을 가지고 어떤 방법으로 소금물의 농도를 알맞게 맞출 수 있을까요?


워낙 눈 깜짝할 새 간수를 맞추고 단지 안에 부어버린 탓에 사진에 담지는 못했습니다만, 소금이 녹기 시작하면 날계란이 점차 떠오릅니다. 이때 날계란이 수면 위로 500원짜리 동전만큼 나오면 알맞은 농도라고 해요. 저흰 덜 녹은 소금이 아까워 다 사용했더니 조금 더 물 밖으로 튀어나왔어요. 


된장담그기

새끼줄 엮어서 소나무 가지와 말린 고추까지 따라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옛날 어르신의 방식이라서.. 자세히 모르겠지만 아마도 부정 타지 말라는 뜻 같았어요. 

단지 안에 메주를 넣고 간수만 넣으면 된장 담그기 작업은 끝이 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이 단지 뚜껑을 바로 덮지 않고, 3~4일 간 메주 뜬 냄새를 비운 뒤에 뚜껑을 덮으라고 하더군요. 위 사진은 광주리로 숨구멍을 틔워 놓고 그 위에는 빗물이 들지 않도록 방비한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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