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에선 다문화 가정을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농사를 천직으로 알고 젊었을 때부터 고향을 떠나지 않고 지냈던 사람들이나 총각으로 귀향하신 분들이 가정을 이루기 위해, 멀리 타국까지 나가서 평생을 함께할 동반자를 찾아야 하는 현실이 되었기 때문이지요.

일부에서는 아가씨를 수입했다는 둥 아이 낳고도 도망간다는 둥 몹쓸 이야기들이 많지만, 그런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대한민국의 처지를 먼저 생각해보는 것도 그들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대안이 될 것 같습니다. 요즘 세상에서 누가 호미 들고 일하는 것에 호감을 가지고 있을까요?

베트남 아줌마가 되어야 할 그녀들이 대한민국 아줌마가 된 건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그녀들 역시 우리나라의 70년대의 상황처럼 가족의 안위를 위해 남자도 쉽게 결정 내리지 못할 선택을 과감하게 진행했다는 것이겠지요.

베트남 아줌마

그런 그녀들이 대한민국의 산골짜기 농촌에서 땡볕 아래 일하고 있는 남편을 응원하며 어린이집에서 돌아올 아이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담아봤습니다.

아직 까지는 제가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있는지 모르고 있는 상황이라 그나마 자연스러운 베트남 아줌마들의 아이 기다리는 모습을 담을 수 있었지요.

베트남 아줌마

잠시 후,,

카메라 셔터 소리에 화들짝 놀란 그녀들, 한 아줌마는 고개를 푹 숙였고 다른 아줌마는 이야기 주고받던 다른 아줌마 등 뒤에 숨으려고 했어요. 참고로 제 블로그의 상황을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앞쪽에 있는 아줌마가 제 아내란 걸 밝힙니다.


부끄러움

지나다니다 만나면 장난도 치는 이웃 아줌마인데, 카메라 앞에선 완전 사춘기 소녀로 돌변해 버렸어요.


베트남 아줌마

"찍지 마세요!"

오늘이 아니면 기회가 없을 것 같아 본의 아니게 짓궂게 굴었나 봐요. 싫다니 짓궂은 장난 멈추고 알아 들을 수 없는 베트남 말에 시간을 때우며 함께 아이를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그러다가 눈에 들어온 창고 앞의 예쁜 자전거..


 예쁜 자전거

얘나 찍어봐야겠다. 자전거 가까이 다가 갔습니다.

제 카메라에 달린 렌즈는 18~55mm 번들 렌즈라서 가만히 앉아 손쉽게 당길 수가 없습니다. 그저 피사체 앞으로 다가가는 수밖에요.

아내

겨우 한두 장 찍고 있을 때 돌연 아내가 렌즈를 통해 보이는 거예요. "비키라!~" 그랬더니,

"나 이 자전거 사주라!"

흥,흥..

"오토바이도 싦다며!"


베트남 하면 오토바이의 나라 아닙니까? 중 고등학생들도 친구나 동생 태우고 오토바이로 등교하는 나라입니다. 오토바이를 좋아해서가 아니라 오토바이가 아니면 등교가 불가능하기 때문이지요.

예전에 오토바이 중고 하나 사주겠다고 했더니 싫다고 했던 아내가 어찌 이 자전거는 마음에 들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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