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로 접어들면서 고구마 수확이 한창 진행되고 있습니다. 추석 이전에 출하를 목적으로 일찍 심으신 분들은 벌써 수확을 마쳤지만, 저희는 종자용이 우선이기 때문에 남들보다 조금 뒤늦게 심었어요. 바쁘게 서둘러야 서리가 내리기 전에 겨우 마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밤고구마

고구마 농사란 것이 심어 놓고 약 살포를 하지 않기 때문에 어쩌면 아주 쉬운 농사인 것 같지만, 이 고구마 냄새를 맡으면 사족을 쓰지 못할 만큼 좋아하는 야생 동물들이 많아 손 놓고 있을 수 만은 없는, 방비책이 무엇보다 중요한 농사란 것을 이번에 절실히 깨달았네요. 

고구마농사

그래도 열 마지기 중에 한 마지기 정도가 날아갔으니 아홉 마지기는 건질 수 있게 되었어요.
저희 집을 지켜주는 <황순이>와 <풍산이>가 이번에 큰 공을 세운거나 마찬가지지요.


그나저나 경운기에 채굴기를 달고 느릿느릿 고구마를 캐보아도 뒤따라 오는 아주머니들과의 간격이 멀어지기만 합니다. 그만큼 손으로 다시 뽑아 올리고 다듬는 시간이 많이 걸려요.


고구마 채굴기

경운기에 고구마 전용 채굴기를 단 모습이에요. 큰 힘 들이지 않고 운전만 조심히 하면 노동력을 크게 줄일 수 있어 고구마 농사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기계입니다.

고구마 선별

밭에서 수확한 고구마는 다시 비가림 시설이 되어있는 곳으로 운반, 잔뿌리를 훑어주고 크기 별로 선별 작업을 거쳐야 비로소 마무리가 된답니다.

고구마는 병해충 없이 스스로 잘 살아가는 작물이지만, 수확 때의 콘테이너 상자 운반이라든가 선별 작업은 힘들고 시간이 많이 소모되는 작업이라고 해야 할까요? 저는 콘테이너 7백 상자를 옮기고 나서 며칠 동안 저녁만 먹었다 하면 넉다운 되곤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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