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토종 참깨와 개량 품종 두 가지를 함께 재배해보니 개량 품종이 많이 늦된다는 것을 알았어요. 참깨 수확 후에 단무지로 2기작 농사를 지을 계획이었으나, 개량종을 심은 밭은 어쩔 수 없이 1기작으로 마감하게 되었답니다. 어쨌든 뒤늦게 수확한 개량종 참깨도 어느덧 꼬투리가 벌어져 이제나저제나 주인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참깨

깻단을 거꾸로 세우고 가벼운 막대기로 연신 두들겨 주었어요. 가을바람에 마른 참깨라서 우수수 잘도 흘러 내리더군요. 그러고 나면 본격적으로 아내의 손길이 바빠집니다. 참깨와 함께 떨어진 꼬투리며 찌꺼기들을 어레미로 걸러내어야 하거든요.

참깨

아내가 분주히 찌꺼기를 골라내는 동안 저는 깻단을 바람에 넘어지지 않도록 다시 다리 가장자리에 세워나갔습니다. 

참깨

어레미로 찌꺼기를 골라내도 여전히 작은 찌꺼기들이 참깨와 섞여 나오기 때문에 이 작업이 마지막이 아니라 다음 공정이 또 기다리고 있답니다.

참깨

이대로는 판매할 수 없을 만큼 아직 까지는 지저분하지요?

참깨작업

그래서 또 다음 작업을 준비해야 해요.

참깨

집으로 가져온 참깨를 다시 한번 어레미로 거르면 아주 작은 찌꺼기들만 남습니다.
이제는 선풍기 바람으로 부쳐도 모두 날아갈 찌꺼기들 밖에 남지 않았어요. 


참깨

가정용 선풍기를 3단으로 틀어 놓고 그 앞에서 참깨를 살며시 바닥으로 떨어트리면 작은 찌꺼기들이 분리된답니다. 바람이 약한 것 같아 대형 선풍기로 작업해본 적이 있었는데,참깨마저 저 멀리 날아가 버리더군요.


예전에 우리네 부모님들이 그랬듯이 저희도 선풍기 작업을 마친 후에 채로 최종 작업을 하는 것이 진리인 것 같습니다.


참깨

선풍기 3단으로 부쳐도 참깨와 찌꺼기가 완전히 분리되지 않기 때문에 참깨와 찌꺼기가 붙은 곳은 따로 담아 체로 최종 작업을 해주어야 한답니다. 보다 더 깨끗하게 하기 위해선 선풍기로 두 번 부치고 난 후 마무리 작업을 해주면 좋겠지요.

끝으로 개량종과 토종 참깨의 차이점이 있다면 먼저 개량종의 알이 더 크고 참기름이 많이 나옵니다. 그리고 개량종은 여러가지 기능성을 갖춘 품종들이 많이 개발되어 있습니다.

참깨 중에서 항암효과에 가장 뛰어나다는 황금참깨를 비롯, 수확량 증대에 특화된 품종, 참기름이 많이 나는 품종, 물이 있는 논에서 잘 자라는 품종 등 각각의 우수한 기능을 하나 이상 갖추고 세상에 나왔다고나 할까요..

또한 뛰어난 기능을 갖춘 개량종들이 먼 나라의 사람이 아닌, 우리나라의 유명하신 권 OO 박사님의 손끝에서 나왔으니 자긍심을 가질 만도 합니다.

반면 토종 참깨는 좀 더 고소하고 향이 진한데, 제가 아직 개량종을 품종마다 모두 재배해보지 못해서 달리 토는 달지 못하겠습니다. 아무튼 토종 참깨는 개량종에 비해 수확량이 상당히 저조하다 보니 가격이 안정적으로 밑받침되어야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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