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10일은 어린이집에 다니는 세 살 아들 쭌이의 재롱잔치가 있는 날이었습니다. 워낙 산골에 살다 보니 어린이집에 보내지 못할 뻔 했다가, 산골짜기까지 어린이집 버스를 운행해 주겠노라 약속해주신 성심어린이집 원장님 덕분에 오늘 부푼 마음으로 아들의 재롱잔치를 볼 수 있게 되었어요.
유치원에서 돌아온 쭌이 누나 은수까지 동생의 재롱잔치를 응원하러 참석했습니다.
여기가 울 쭌이가 올라설 무대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무슨 소품이건 간에 다 예쁘고 친숙하게 보였어요.
재롱잔치의 첫 공연은 사물놀이....
이 공연이 끝나면 바로 우리 쭌이가 속해있는 세 살 아이들의 재롱잔치를 볼 수 있답니다.
드디어 우리 쭌이가 무대에 올라왔어요. 진행하시는 분이 이 아이들의 어머니 되시는 분들은 모두 머리를 푹 숙이라고 하시더군요. 엄마와 눈이 마주치면 운다고 하시면서..
선생님께서 세 살 아이들 앞에서 음악에 맞춰 열심히 율동을 시작해 보지만,,
우리 쭌이도 그렇고 몇몇 아이들은 꼼짝도 하지 않은 채 요지부동입니다.
결국 진행하시는 분이 아이들의 아빠는 모두 무대 위로 올라오라고 했어요.
전 사진을 찍겠노라며 아내를 올려 보냈죠.
그랬더니 아이들 대신 춤을 추라며 음악이 다시 나왔습니다.
안 올라 가길 천만다행..
율동은 따라하지 못했어도 울지 않고 담담하게 서있던 쭌이였는데, 엄마가 무대 위에 올라가자
울기 시작했어요.
각 반 별로 한 바퀴씩 돌고 다시 두 번째 무대에 올라선 쭌이..
이번에도 멀뚱멀뚱 서있기만 했어요.
(그렇게라도 안 울고 서있으면 된 단다!)
음악이 끝날 때까지 반짝이 의상을 입고 있는 사회자 아저씨만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어요. 사회자 아저씨가 입고 있는 반짝이 의상에서 눈이 떨어지지 않던 쭌입니다.
무대에서 퇴장할 땐 그래도 의젓해 보였습니다.
세 살 아이들이 무대 위에 올라갔을 땐,의자에 앉아있는 어른들이 관람을 하고 있는 것인지, 세 살 아이들이 어른들을 관람하고 있는 건지 구분이 안 갈 정도였다는...
음악이 끝날 때까지 울지 않고 가만히 서있는 것 만으로도 예쁘고 씩씩해 보였던 재롱잔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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