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이별할 것도 아닌데, 불과 네 달만 떨어져 있으면 되는데도 벌써 먹먹해집니다. 출국하는 날을 못 박고 난 뒤에 비까지 내려서인지 마음까지 젖어지고 말았어요. 설 길이 힘들어지고 있는 농촌에서 뭐 큰 영광을 누리겠다고 이국 땅에 계신 장인장모님까지 모셔와 고된 노역을 시켰을까요..

농자재값은 매년 물가 상승률 따라 가파르게 오르고 있지만, 농산물은 10년 아니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다를 것도 없고 어쩌다가 가격이 오른 호재를 만나면 가차 없이 수입부터 하고 보는 현 실정에서 그래도 장인장모님의 도움을 받아 여기까지 오긴 왔습니다.

읍내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잠시 들릴 데가 있어서 차를 세웠건만,,

벽보


얼마 전부터 한번씩 보아왔던 포스터를 오늘은 가까이에서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전국농민대회


<못살겠다! 갈아엎자!>



농산물 가격 보장 농민생존권쟁취를 위한 전국 농민대회를 14일 오후 2시 서울에서 개최한다는 내용이었어요. 올해 벼수매를 앞두고 폭락하고 있는 쌀값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입니다.

벽보

<마늘 양파값 오르자 저가농산물 마구 수입하고,
마국 눈치보며 밥쌀 수입하는 정부!
더 이상 이들에게 우리 농업과 농촌을 맡겨둘 수 없습니다.
이제는 농민이 나서야 합니다.
농민 무시하는 정권을 심판하고,우리 농업 우리가 지킵시다!>


같은 농민으로써 백번 공감하고도 남지만, 시대의 흐름 상 농산물 수입은 피해갈 길이 없어 보입니다.
저 또한 수입만 반대한다고 해서 이 농촌에서 살아갈 길이 보장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색깔 논쟁만 펼칠 것이 아니라 우리 땅에 우리 농산물을 지킬 지혜와 의지로 힘을 모아 노력하는 모습이라도 보여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땅만 일구는 무식한 농부라서 FTA의 F도 모르지만, 완전 개방만 되는 것이 아니라 그나마 농민에게 주어지고 있는 직불제까지 불법으로 간주되어 제재 대상이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앞으로는)

지금 농업 선진국은 어떤 형태로 자국의 농업을 지키고 있는지 직불제가 아닌 다른 농업 지원정책이 있는지부터 조사하고 연구해서 다가올 농산물 개방시장에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됩니다. 정부로부터 등을 돌린 농민을 다시 돌아서게 하는 것은 불리한 FTA협상으로부터 우리 농산물을 지켜냈다는 거짓말 보다, 번역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는 핑계보다, 수입 농산물로부터 우리 농산물이 두번 다시 맥 없이 무너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를 보이는 모습입니다.


  1. *저녁노을* 2015.11.14 03:46 신고

    참 씁쓸하네요.ㅠ.ㅠ

  2. 참교육 2015.11.14 11:40 신고

    어느 분야인들 멀쩡한 곳이 있겠습니까?
    농민들이 더 만만담하니까 이 지경이 됐지요. 싸워 이겨야 합니다.
    농민주권! 양보할 수 없는 권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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