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들이 태어나 시간이 지나면서 엄마 또는 아빠라고 처음 말문을 여는 시기는 아이에 따라 제각각인데요, 저희는 남매를 키워보니 주윗분들이 이야기했던 것처럼 아들보다는 딸이 빠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보통 세 살 무렵부터 또렷하게 말하기 시작하는데, 저희 둘째 쭌이는 말을 꺼내긴 해도 아직 까지 잘 알아들을 수 있는 정도까지 되지 않아서 엄마아빠가 이해를 하는데 많은 봉착에 빠진답니다. 만약, 쭌이가 원하는 대답을 하지 못하고 옆길로 빠진 대답을 해주면 계속해서 같은 말을 내뱉는 쭌이에요.

오후 5시 30분!

겨울에 접어드는 시기인 만큼 해가 많이 짧아졌어요. 어두컴컴해져야 울 쭌이가 어린이집에서 돌아옵니다. 여름날엔 그보다 30분 늦은 오후 6시가 되어서 어린이집 버스가 마을에 도착했지만, 그래도 그때는 해가 중천에 있었지요.

세살


어린이집에서 돌아온 쭌이를 태우고 집에 도착했어요. 
그새 참으로 놔두었던 개봉하지 않은 팩 음료수를 손에 움켜쥐고는 뭐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아빠,바테!"

"응?"

"엄마 밭에 없지.. 집에 있어!"

아들


계단 위에 내려주었어요. 
현관문도 이젠 자연스럽게 여닫을 줄 아는 대견한 세 살 쭌이랍니다.

"야,이녀석아.. 아빠도 들어가야지?"

뒤따라 올라가서 신발을 벗고 문을 열려고 하는데, 안에 들어간 쭌이가 문을 닫고는 손을 놓지 않더라는..

세살


저늠의 발은 일년 내도록 아프답니다. 
"엄마,아파!"
우리 쭌이 조그만 흉터라도 있으면 최소 몇 개월 갑니다. 그래도 <아파!>이 소리는 쉽게 알아들을 수 있어 다행이에요.


그럼 차 안에서 이야기했던 <바테!>또는 <바태!>는 무엇을 이야기 했던 것일까요? 집안에 들어와서도 엄마아빠한테 줄곧 <바테!~,바테!~>말을 반복하고 있었는데요..


팩음료수


오늘은 그나마 쉽게 알아챌 수 있었습니다. 
쭌이 손에 들려있는 음료수 팩을 보니까 <앗!~ 이거당!>싶었습니다. 쭌이가 줄곧 <바테>라고 했던 건 음료수 팩에 빨대가 없었기 때문이에요.

세살


저녁을 먹고 난 뒤에도 아빠한테 계속해서 말을 걸어요. 
지극히 당연한 것이겠지만, 대부분 알아듣기가 힘들어 이해를 하자면 머리가 늘 지끈거린답니다.

세살


"아빠,요옹!"

그러면 동요 틀어 달라는 말이에요. 또 티아노사우러스가 나오는 노래 틀어 달라는 말도 되고요. 

아들

이렇듯 말은 서투르게 해도 엄마아빠가 이야기하는 것은 다 알아듣습니다. 어디를 몇 시에 갈건지 아내와 이야기를 맞춰보려고 하면 쏜살같이 달려 나오는 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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