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농촌은 하우스 재배가 없는 한 조용한 시기를 맞습니다. 저희도 마찬가지로 여유를 한껏 부릴 때가 되었어요. 하지만, 지난해부터 겨울철에 조금씩 해왔던 닥나무 생산을 올해도 빼 먹지 않고 또 시작하게 되었답니다. 

닥나무 농사


처음엔 심심풀이로 연탄 값이나 벌어보자고 시작했던 것이 이젠 겨울철 농사 하나가 불어난 것 같아요. 


닥나무 재배


닥나무는 주로 밭둑
에 많이 분포되어 있어요. 또는 산자락 잎새에 분포되어 있기도 하는데, 밭둑 같은 곳은 농사를 지으면서 어느 정도 관리해왔기 때문에 작업이 용이하고 산자락에 있는 닥나무는 가시나무와 아카시아 나무, 뽕나무 등 여러 식물들과 섞여 있어서 애로 사항이 좀 많습니다. 그런 곳에서 한나절 작업하고 집에 와서 손등을 보면 가시에 찔리거나 긁힌 상처로 손이 성할 날이 없어요. 

닥나무 수확


산자락 잎새의 닥나무를 베어낼 땐 역시 힘이 많이 들더군요.어떤 곳엔 칡넝쿨이나 덩굴식물이 휘감고 있어서 기껏 베 놓고도 다시 낑낑거리며 잡아당겨야 하는 곤욕을 치뤄야 하지요.


  
그동안 닥나무에 관한 여러 차례의 포스팅으로 부연 설명은 피하기로 하고, 천 년을 지탱해주는 자랑스런 우리 한지를 이 땅에 존재케 해준 닥나무의 살아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기로 하겠습니다.

닥나무 작업


한지를 이 땅에서 생산 가능케 해주고 있는 자랑스러운 닥나무의 살아있는 모습이에요. 나무의 결이 참 매끄럽게 보이죠? 닥나무 자체에서 흘러나오는 미미한 나무 고유의 향도 있는데, 자극적이지 않고 순하디 순한 나뭇결의 냄새예요. 

닥나무


한 뿌리에서 많은 닥나무가 자라고 있지요?

하나를 베면 이듬해에 뿌리에서 또 줄기가 올라와서 그래요. 이런 곳은 작업이 너무너무 쉬웠답니다. 

하늘풍경


요즘 겨울 치곤 날씨가 너무 포근하군요. 12월의 밤기온이 영상이라니 계절이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어요. 닥나무 작업을 마치고 푸른 하늘 하얀 구름이 들과 산을 마주 보고 있는 모습이 예뻐 사진에 담아보는데, 어찌 가을 풍경을 찍은 기분입니다. 그래도 명색이 겨울이니 곧 추위도 찾아올 테고 감기 증상도 종종 나타나겠지요. 이참에 뻥 뚫린 하늘을 바라보는 여유도 있었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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