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날에 저희 식구가 총동원해서 봉화에 계신 맏누님 집에 갔었어요. "동생아, 우리 오골계 구경해봐!~ 너무 예쁘다."

"닭이 닭이지 예쁜 것도 있남?" 말은 그렇게 해 놓고도 마음은 벌써 집 뒤에 있는 닭장을 향해 있었어요. 

오골계


그때는 엄마 꼬꼬를 졸졸 따라다니던 병아리 때였어요. 벌써 이렇게 컷네요. 오골계는 깃털이 이렇게 하얀 녀석도 있지만, 흔히 알고 있는 검은색의 오골계가 대부분이지요. 

"닭이 닭처럼 생겨야지 이게 뭐꼬?" 일부러 관심 없는 척..

시간이 되어 집에 갈 때가 되었어요. "누님, 나 병아리 세 마리만 주라!" 모두 한바탕 웃고 나서 빈 박스에 담아 집으로 가져오게 되었습니다.

오골계


이제 성체가 다되어 더 이상 덩치가 커지지 않더군요. 토종닭과 오골계의 덩치가 비슷한데, 그건 어디까지나 검은 오골계고 깃털이 하얀 이 오골계는 그 중에서도 더 작은 것이 특징입니다.

오골계


매일 모이를 주면서 특이하게 생긴 이 녀석을 바라보면 "너 어찌 앵무새가 되어가는 것 같다?"



"특이한 녀석이네!"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고개가 갸우뚱거려진답니다.

오계닭


처음엔 미종 육계의 덩치에 밀려 많이 쪼이고 도망 다니기 바빴지만, 이젠 토종닭과도, 검은 오계닭과도 그리고 미종 육계와도 사이좋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닭은 몇 마리 없지만, 네 부류가 한 곳에서 동거하고 있어요. 

오골계


검은 오골계와 흰 오골계가 나란히 물을 먹고 있네요. 성별은 뒤에 녀석이 예쁘장하게 보이지요? 암탉이고 오늘의 주인공 흰 오골계는 수탉이랍니다.

오골계


수탉 답게 덩치는 작아도 꼬리가 늠름하게 뻗어있지요. 
요즘 저희 집 닭장 안에는 앵무새 한 마리가 들어앉아 있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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