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성탄절 아침을 맞이했습니다. 아빠로써 아이들을 위해 무엇을 해줄까 밤새 고민을 해봤어요. 근처에는 아이들과 함께 놀아줄 만한 놀이시설이나 공간이 따로 없기 때문에 어디 나가기도 마땅찮았고 눈도 내리지 않아 마당에서 놀아주지도 못하게 생겼습니다.

그래서 고심 끝에 결정한 것은 엊그제부터 피자와 치킨이 먹고 싶다고 했던 은수의 소원을 들어주기로 했어요. 비록 야외에 나가서 외식을 함께 해보는 화려한 계획은 아니었지만, 집에서 조촐한 크리스마스 기분을 내볼 거예요. 
 

세살


은수는 아동센터에서 한나절 
보내고 오후에 집에 올 거예요. 그래서 쭌이만 데리고 피자랑 치킨을 사러 갔답니다. 쭌이 녀석, 집에선 점퍼 입혀 달라고 난리를 쳐 놓고 차에 올라타서는 바로 잠이 들어버렸어요.

예천 백선생 수타피자


읍내에 나갔더니 11시가 넘었는데도 문을 열어 놓지 않았어요. 주위를 빙 둘러보니까 제가 일찍 와서 그런 것이 아니라 오늘이 성탄절이기 때문이라는 것을 감으로 알겠더군요.

예천 뽕뜨락 피자


"설마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 
하는 마음으로 다른 피자 가게를 찾아봤어요. 하지만, 여기도 마찬가지.. 
예천은 읍내가 조그만 해서 한두 가게가 문을 닫으면 참 난감합니다. 마지막 희망을 안고 구석구석 피자 가게를 더 찾아보기로 했어요.

예천 피자나눔터


"앗, 실내에 불이 들어와 있다!"
기쁜 마음으로 문을 열고 피자를 주문할 수 있었지요. 이제 남은 건 치킨.. 그러나, 제가 알고 있던 치킨집은 모두 전멸.. 아니 모두 문을 닫아 놓은 상태였어요. 아무래도 오늘 같은 날에 예천에서 치킨을 구한다는 것은 하늘에 별 따기와 다를 바 없겠다 싶었습니다. 



결국 114로 도움 요청! 
"감천면에 있는 아무 치킨집이나 가르쳐 주세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정말 빙 돌아갈 작정을 했습니다.

감천 맥시칸


감천면에 있는 치킨집에 도착했어요. 저희가 먹을 거랑 옆집에서 심부름으로 시킨 치킨이랑 총 두 마리를 시켰답니다. 

쭌


차 안에서 맛있는 냄새를 맡았는지 긴 잠에서 깨어난 쭌이가 벌써 콜라병을 들고 아빠를 기다리고 있었군요. 이젠 집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 말 그대로 많이 돌아가야 했어요.

치킨


짜쟌!
은수가 오기를 기다렸다가 드디어 개봉박두!

피자


와,,이번엔 피자다!

역시 은수가 제일 좋아했어요. 세 살 쭌이는 아직 피자 맛을 모르는지 잘 먹으려고 하지 않네요. 결국 은수는 치킨과 피자를 동시에 먹고 쭌이는 치킨만 먹었어요.

화이트 크리스마스 같은 낭만은 없었지만, 아이들과 함께 크리스마스를 오손도손 나누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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