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경북 내륙지역은 유난히 비나 눈이 없어요. 일기예보를 보면 서해와 가까운 쪽과 남부지방, 그리고 강원 영동지역으로는 간간히 비나 눈 소식이 들려왔지만, 경상북도는 늘 비켜가기만 했던 겨울입니다.
설마 그 긴 겨울 동안 도로와 지붕을 하얗게 덮어줄 눈이 단 한 차례도 내리지 않으리라고는 상상하지 않았지만, 정말 오랜만에 볼 수 있는 하얀 설경을 오늘 아침에 마침내 볼 수 있게 되었지요.
눈을 치우러 나왔다가, 먼저 오랜만에 만난 눈을 아쉬움 남지 않을 만큼 재미있게 밟아봤어요. 보송보송한 눈이 신발 밑바닥에 달라붙는 느낌이 동심이 살아있는 세계로 안내하는 듯 했습니다.
우리집 세 살 황순이도 하얀 세상이 신기했는지 한참을 밖만 넋 놓고 쳐다보고 있었어요.
까치도 먹이 찾는 것을 포기하고 나뭇가지에서 여유롭게 하얀 세상 구경만 하고 있습니다.
조금 전에 집 밖부터 마을 신작로까지 눈 청소를 하고 돌아왔는데, 그곳에 덩치가 제법 큰 들고양이 한 마리가 잠시 주위를 두리번 거리더니,,
그보다 덩치가 작은 다른 들고양이를 만나 제가 쓸어 놓은 길을 걸어 내려가더군요. 덩치로 보나 생김새로 보나 꼭 연인 아니면 가족 관계 같았는데, 이왕이면 연인으로 이 눈길을 지나갔었으면 하는 바램이 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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