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서히 분주해지기 시작했어요. 고구마 종자를 땅에 묻고 나니 기다렸다는 듯이 다른 하우스에선 어린 고추 모종이 포트로 이식할 때가 되었어요. 부랴부랴 이웃에 살고 계시는 할머니 두 분께 도움을 요청하곤 급한 대로 시급한 청양초부터 날을 잡아 이식작업에 착수했습니다.
청양초는 일반고추보다 품종의 종류가 다양하지 않아 품종을 고를 때 그나마 까다롭진 않습니다. 주위에 심어졌던 청양초밭을 유심히 관찰한 뒤에 올해 선택한 청양초 품종은 <신초롱>입니다.
다수확에 유리한 제품은 말하지 않아도 최우선 순위일 것이고 그 다음은 과의 생김새를 기준으로 삼았어요. 청양초는 길이가 길면서 끝이 뾰족해야 상인들이나 소비자가 좋아합니다. 물론 농사를 직접 짓고 있는 저 자신도 그런 청양초가 가장 예쁘게 보입니다. 그리고 간과할 수 없는 것이 화건으로 말렸을 시 매끈하고 통통하게 잘 빠지는지 알아야 하는데, 그러자면 밭에서만 보고 결정할 것이 아니라 농가 견학까지 마쳐야 좋은 품종을 선택할 수 있고 후회하지 않게 됩니다.
고추 이식하는데 품종 이야기만 길어졌어요. 오늘은 청양초만 포트에 이식할 거예요. 그래서 할머니 두 분께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한나절에 끝내기에는 벅찬 양이에요. 자그마치 10봉, 즉 6천 포기에 가까운 양이니까요.
이렇게 작은 걸.. 한 포기 한 포기 조심스럽게 심고 계세요. 어릴수록 연약하니까요.
성질 급한 사람은 이런 작업 못한답니다. 가슴 깊은 곳에서 분노가 치솟기 때문이에요. 성질 급한지 아닌지 알고싶으면 테스트해보기 딱 좋겠지요? 저는 얼굴이 발개지더군요.
마르지 않도록 그때그때 물을 뿌려줍니다. 그래도..
이렇게 누워있지요? 청양초 작업을 마치면 다시 한번 물을 듬뿍 뿌려주고 곧장 비닐과 담요로 덮어줄 거예요. 그런 상태로 이삼일 지나야지 활기를 되찾은 모습을 볼 수가 있습니다.
앗,,그리고 몰랐던 청양고추 품종 <대열>을 따로 두 봉 사서 함께 심어봤어요. 어떤 청양초가 저를 더 기쁘게 해줄지 두고 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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