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
뜨거운 볕을 피해 집 앞 벚나무 그늘로 은수와 함께 피신을 갔습니다. 이렇게 뜨거운 볕이 푹푹 내리쬘 때, 이웃 할머니들이 모여 앉아 담소를 나누며 더위를 식히던 자리를 오늘은 둘 부녀가 맡았지요.

집 앞이라지만 저희 집 마당 앞입니다. 하지만 봄을 화려하게 알렸던 벚나무가 뒤늦게 갖다 준 버찌가 열렸는지 붉었는지, 다시 검어 졌는지....
어찌 몰랐을까요?

버찌

할머니들께서 앉았던 자리에 장미보다 탐스런 붉은 열매 하나가 앙증맞게 앉아 있었어요.

눈이 큰 은수는 선수예요. 숨겨도 숨긴 자리 귀신처럼 찾아 냅니다.ㄷㄷ

버찌

"버찌 먹으면 안 돼!~~"
경고를 주니깐 시멘트 바닥에 떨어진 버찌 기막히게 줏어서 낼름했어요.

버찌

버찌는 한때 저도 많이 먹었습니다. 
그랬더니 은수 할머니 왈 "옛날에 이 마을을 통과하던 거지가 오래된 벚나무에서 버찌로 배를 채우다가 산을 넘지 못했어!" 라고 합니다.

딸

그래서 그런 전설을 아직도 고스란히 간직한 저는 절대 은수에게 버찌 맛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어요. 
"은수, 너 아빠 말 안 들을래?~~"

버찌

화가 난 아빠 앞으로 다가와 "나 먹지 않았다고!....~~" 소리 지르는 것 같았어요.



하지만 아이다 보니 저러다가도 순식간에 꿀꺽 할 수 있겠다 싶어 맘을 놓을 수 없었습니다.

은수

냘름!~~~ㄷㄷ ㅋ

딸

먹었게, 안 먹었게?~~~

은수

뱉는데,,,???

과연 씨만 나왔을까요, 고스란히 나왔을까요? 사실 한두 개 먹는 것 가지고 요란 떠는 아빠가 아니라서 이 순간 저도 지켜보지 못하고 넘어갔습니다. 

오늘 하루는 버찌를 보면 하이애나가 되는 은수를 통해 은수 아빠의 먼 과거로 잠시나마 여행을  다녀오게 된 값진 휴식 시간이 되었습니다.

  1. 몽실아빠 2012.06.11 07:53

    버찌가 먹으면 안된는 건가봐요? 도심에 살다보니 이런건 잘 모르네요.

    • 도랑가재 2012.06.11 12:50 신고

      글쎄요.ㅎ
      저도 버찌를 과일처럼 여러번 먹어봤지만,
      큰 해를 입지 않았어요.

      다만, 배를 채우려고 무한정 먹었던
      지나가던 행인이 죽은 과거사가 있어
      찜찜할 뿐이죠.

  2. 아이셋 2012.06.11 09:24

    어릴때 들에 일하러 갔다가 점심시간에 따먹던 버찌맛 잊지못해.....

  3. [재호아빠] 2012.06.11 10:31 신고

    은수야 안되..지지~ 지지~ ㅎㅎ
    버찌먹는 은수 왕 귀엽습니다...재호는 먹을 때 너무 과해서...흘리고 먹는지라..ㅋ

    • 도랑가재 2012.06.11 12:52 신고

      아들하고 딸하고의 차이일까요?
      태언난지 얼마 안되어 골격자체가 표시나던데..

      재호는 튼실하니깐 튼실하게 먹어야겠지요.^^

  4. 2012.06.11 11:01

    비밀댓글입니다

  5. 대한모황효순 2012.06.11 13:51

    은수는 버찌를 먹는구낭.ㅎㅎ
    우리 효은이는 온다~안온다.만
    합니당.ㅎㅎㅎ

  6. *저녁노을* 2012.06.11 19:52 신고

    버찌..쌉싸름해서 싫던데....ㅎㅎ
    우리 남편..엄청 따 먹었습니다.ㅋㅋㅋ

    잘 보고가요

    • 도랑가재 2012.06.11 20:50 신고

      검은색으로 익으면 또 검은 맛이 납니다.

      배가 고프면 끊임없이 먹게 되더라구요.~~~~

  7. 퍼피용 2012.06.12 02:44 신고

    부녀지간 다정한 모습이 그저 부럽기만 합니다. ㅎㅎ
    버찌...저도 주세요~ +_+ㅋㅋㅋㅋㅋㅋ
    전설 체험하기!!! ㅋㅋㅋㅋ

    • 도랑가재 2012.06.12 20:11 신고

      어렸을적부터 들었던 이야기라
      성인이 되어서도 많이 먹지 못하겠어요.ㅎ

  8. 하 누리 2012.06.12 10:08 신고

    저도 아직 한번도 안먹어 봤어요..
    어지 생겼는지도 모르네요..

    은수가 저보가 한수 위네요 먹어보구요
    커다란 눈에 쌍커플이 굵게 진 이쁜 은수 보고 갑니다.
    오늘 하루도 더위와 싸워 이기시구요,,,
    힘나게 보내세요 ^^

    • 도랑가재 2012.06.12 20:12 신고

      붉은색 열매가 조금 지나면 오디처럼
      검은색으로 변해요.

      시큼한 맛과 입속을 색칠한답니다.ㅎ

    • 하 누리 2012.06.29 09:12 신고

      은수야 잘있니..?
      궁금해서 이모가 다녀간다..
      즐거운 주말 보내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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