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전이었습니다. 수박 포기를 심어 놓고 첫 손질하러 가던 날이었지요. 이날도 일요일이라서 은수를 데리고 가야 했는데, 보채면 주려고 은수가 좋아하는 식혜도 아이스박스에 넣었습니다. 수박 포기의 무사안위를 빌면서...^^
오후가 되면 수박밭 한쪽에서는 그늘이 만들어져요. 은수를 그곳에 앉혀 놓고 꼼짝 말라고 했지요. 잠깐이지만 정말 얌전히 앉아있더라구요.^^
은수는 저런 모자도 잘 어울려요.ㅎ
아빠가 모자를 쓰면 이상하게도 모자가 죽더라구요.ㅎㅎ
은수엄마는 수박 줄기를 다듬어서 세 줄기만 저렇게 한 줄로 올려주고 있습니다.
이번엔 아빠한테 왔어요. 갈대 꽂이가 들어있는 아빠의 비료포대를 뺏어서 저렇게 어지럽혀 놓아요.
엄마아빠가 수박 줄기 옆에 갈대를 꽂는 모습을 본 은수는 복골에다 꽂았습니다.ㅋ
그거 들고 가면 아빠는 어떡해?~~~
이런....
아빠의 비료포대를 들고 엄마한테 가고 있어요.
엄마 옆에 가서는 저렇게 푹 눌러 앉고...ㄷㄷ
은수엄마 왈 "아빠한테 얼른 안 갖다 줘?" ㅋ
다시 아빠한테 오고 있어요.
이번엔 아빠가 "은수야, 수박 밟으면 안 돼!!!" ㅎ
그랬더니 비료포대 너머로 유심히 보면서 조심조심 걸어옵니다.
은수가 이제는 안 된다는 것의 의미를 깨우친 것 같아요. 다행히 오늘은 수박 포기들이 평화로운 오후를 보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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