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포스트에서 열흘 전 수박 원순을 지른 수박 포기를 첫 손질했다고 했지요?^^
불과 열흘 사이 또 이렇게 자랐습니다. 보통 5월 초순경 수박을 심는데, 한 달 동안은 뿌리도 내려야 하고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에 조용하다가, 6월 초순부터 본격적으로 자라기 시작하면 이렇게 빨리 큽니다.
그만큼 수박 농사는 노동력이  집중된다고 봐야겠지요.

오늘은 수박 농사 중에서 폭 2미터 40센티의 비닐을, 수박 줄기의 끝이 건너가게 되면 노동력이 집중적으로 필요하게 되는 가장 힘든 시기의 모습을 올려봅니다.

수박

비닐의 폭이 2미터 40센티에요. 
수박 포기의 간격은 60센티로 심었구요. 심은 지 한 달이 갓 넘어서니깐 수박 줄기의 끝이 비닐을 건너가고 있습니다. 이럴 땐 비가 오기 전에 바쁘게 돌려주어야 해요.

수박

따주어야 할 접순도 또다시 이렇게 많이 나왔어요.

수박농사

이제부턴 두 사람이 마주 앉아 일을 해야 수월합니다. 아내는 끝부분의 접순을 정리한 뒤, 수박 줄기를 돌려주고 장모님께선 뿌리 부분부터 모든 접순과 
12마디(3번과) 이하의 수박을 따내고 있습니다. 



수박을 심어놓고 원순을 네다섯 마디에서 잘랐다면 아들 줄기 중에 세 줄기를 키워 올리게 되는데, 이때는 12마디 이하의 수박을 따내어야 해요. 품질이 좋은 수박은 12마디(3번과)에서 16마디(4번과) 에서 나오니까요.^^

수박재배

지난해 수박 줄기를 사진에서처럼 돌릴 때, 저한테 구박도 많이 받았던 아내가 
이제는 저보다 한수 위예요. 장모님이 은수를 볼 땐 제가 장모님 위치에서 접순을 정리해주는 처지가 되었네요.

수박농사

수박을 돌리는 부위엔 12마디에서 16마디 사이의 수박들이 앉습니다. 
폭 2미터 40센티의 비닐을 사용했을 때요.^^

수박재배

돌리는 가운데에 수박이 위치하면 보기도 좋구요. 
하지만 전 돌아간 부분의 끝에 수박이 왔으면 싶어요. 거긴 16마디(4번과)의 수박인데, 3번과 보다 확실히 크고 타원형의 멋스러운 놈으로 변신하거든요.^^

수박

그저 자연의 현상에 맡길 뿐이에요. 
욕심 내서 16마디째 수박을 달고자 했다가 세력이 뛰어서 수박이 오지 않고 건너가거나, 비가 와서 수정이 곤란할 땐 낭패를 볼 수 있거든요.
또 16마디에 수박을 달게 되면 수박이 굵어지기까지의 시간만큼, 접순의 세력을 키우는 꼴이 되기 때문에 노동력 소모가 더욱 심해집니다.

수박꽃

수박이 없고 꽃만 달랑 있는 것이 수꽃이에요. 
일을 하다 보면 어디서 날아왔는지 꿀벌들이 저 꽃에 앉곤 하는데, 그런 꿀벌이 수박이 있는 꽃에 다시 앉으면 바로 수정이 되는 거예요.^^

수박

긴 접순이 있는 마디가 열흘 전의 끝부분이어서 생기지도 않았던 접순이에요. 
비닐의 끝부분이 아닌 안쪽에 있는 수박들은 접순과 함께 모두 따내야 합니다.

수박농사

어느 수박 포기나 피해갈 수 없어요.ㅎ

모두 똑같은 모습이니...ㄷㄷ

수박

작업을 마친 곳이에요.

수박 줄기 사이가 훤해졌지요?^^

수박농사

아내와 둘이서 하면 하루 한 마지기(300평) 조금 더 하더라구요.

품이 곱절로 들어가고 있습니다.ㅎ



그런데 오늘은 예보에도 없던 비가 오후 3시쯤부터 내리기 시작했어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판단하기 참 난감한 비였어요. 왜냐하면, 그동안 모든 곡식들이 비에 엄청 굶주려있었거든요. 작물을 생각하면 천금 같은 단비고, 일을 생각하면 가슴속이 타 들어 가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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