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부터 논과 밭으로 정신없이 왔다 갔다 하다가 꿀맛 같은 점심시간이 찾아왔어요. 녹초가 된 몸을 잠시 회복할 수 있는 휴식시간... 그늘을 찾아 쉬고 있는데, 눈앞에 거미줄로 집을 지은 간 큰 거미가 선명하게 들어왔습니다. 평상시 같으면 작대기 하나 집어 들고 휘저으면 끝이지만 오늘은 그러고 싶지 않았어요. 고단한 탓도 있었지만, 잠시지만 꿀맛 같은 휴식시간을 망치고 싶지 않았거든요.

거미

거미집을 짓고 자리 잡은 녀석은 노란색의 거미였는데, 갓 독립했는지 아주 작은 녀석이었어요. 
거미라면 무섭고 흉측하게 봤는데 이 녀석은 그나마 예쁘게 보였습니다. 그래서 가만히 지켜봤습니다. 

거미집 치곤 제가 봐왔던 것들 중에서 아주 엉성한 축에 들었어요. 
언제 걸려들었는지 음식도 장만해 놓고 있었구요.

거미

카메라로 계속 주시해봤습니다. 
그때 거미랑 몸집이 비슷한 파리가 거미줄에 걸렸어요. 



아주 가느다란 거미줄이지만 한번 걸려든 파리는 꼼짝 할 수 없더군요. 거미줄의 파동이 일자, 거미는 순식간에 금방 걸려든 파리 쪽으로 이동했습니다. 그리고는 눈 깜짝할 새 몸 안의 거미줄로 파리를 돌돌 말았어요.

곤충

돌돌 말고 있는 중...

거미줄

지금도 돌돌...^^

거미

계속해서 감았습니다.

파리

작업을 마친 거미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고, 불과 몇 초 만에 파리의 운명은 이렇게 바뀌었어요.

거미

가만 보니 파리, 모기, 나방 등등 집안으로 들어오는 곤충들을 이 거미는 먹이로 사냥하고 있었습니다.

  1. 하 누리 2012.06.19 07:45 신고

    간이 정말 크네요..
    집에다가 거미줄을..
    그런데 보다 보면 신기한것이 참 많아요 그죠..
    오늘 하루도 날이 어쩔지 모르지만, 힘내시구요...
    즐거운 하루 만들어 가세요 ^^

    • 도랑가재 2012.06.20 07:26 신고

      오늘도 열심히 달려야지요.ㅎ
      잠시 아침먹으러 와서 뒤늦게
      답글올려요.ㅎ

      오늘도 멋진 하루 만드시길 바랍니다.^^

  2. 부지깽이 2012.06.19 08:17 신고

    집안에 거미는 바퀴벌레를 없애준다고도 해요, 소문에. ㅎㅎ

    거미가 이렇게 좋은 일을 하는 줄 오늘 처음 알았어요. ^^

    • 도랑가재 2012.06.20 07:27 신고

      그러게요.ㅎ
      제가 잡아야 할 것들을
      대신 잡아주고 있었으니..^^

  3. 고양이두마리 2012.06.19 09:54

    저도 베란다 등에 생기는 거미집은 그냥 둡니다
    심지어는 말벌까지 걸려들더군요 ^^

    • 도랑가재 2012.06.20 07:27 신고

      오,,말벌까지..ㅎ

      저희집 현관문에 땡비가 여러마리
      기웃거려서 불안했는데,,,ㅎ

  4. [재호아빠] 2012.06.19 14:29 신고

    실내에서도 키워도 되겠는데요....ㅋ
    피곤하신 몸을 이끌고 이런 사진을...흥미진진하셨나 봅니다..^^

    • 도랑가재 2012.06.20 07:28 신고

      베란다에 잠시 몸을 눕혔어요.ㅎ
      그랬더니 들어온 거미줄이 조금
      즐겁게 해주더군요.^^

  5. 퍼피용 2012.06.19 17:41 신고

    오앗...적의 적은 친구...글고보니 거미가 참 좋은 일을 하는군요..
    정말 바퀴도 없애줄랑가요 @@........약을 설치해도 바퀴가 나와요 ㅠㅠ.....으흑흑.....미추어버리겠..ㅋㅋㅋㅋㅋ...ㅋㅋㅋ

    • 도랑가재 2012.06.20 07:29 신고

      그렇다고 일부러 거미집을 옮길수도 없구..ㅎ
      틈틈히 창문을 열어서 신선한 공기
      많이 들여보세요.^^
      혹시 없어질라는가..ㅎ

  6. *저녁노을* 2012.06.20 05:57 신고

    ㅎㅎ거미친구네요.
    잘 보고가요

    즐거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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