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포스트에서 우연히 자마구란 이름을 사용하다 보니 그 어원과 뜻에 관해 알아봤습니다. 벼농사를 처음 짓는 저에게 이웃 연세 지긋 하신 어르신들로부터 요즘 들어 심심찮게 듣게 된 이름이에요. 자마구? 
자마구가 뭐지?...

자마구가 일 땐 비가 오지 않아야 하는데 하시면서 한탄들 많이 하시더라구요. 벼농사에서 나온 말인데 쑥맥처럼 생뚱맞은 질문을 던질 수도 없는 입장이라 어림짐작만 하고 집에 와서 찾아보았더니, <곡식의 꽃가루>랍니다. 그런데 인터넷으로 몇 번이고 찾아본 바로는 지극히 간단한 <곡식의 꽃가루>라는 설명만 나오더군요. 유래도 없고 설명도 없는 죽어버린 듯한 단어....

자마구란 어음이 어쩌면 일본말일까 싶어 찜찜하기도 했지만 그런 내용도 없구요...
일본말이라면 일제시대 때부터 통용되었을 거고 그런 단어는 당연 죽어 마땅하지만, 순수한 자국어라면 살리지는 못해도 자세한 설명은 있어야 하는데 말이죠.

어찌 되었든 그런 건 해박한 학자들에게 맡기고 우연찮게 듣게 된 자마구란 이름이 벼꽃이란 걸 알게 된 저로서는 논으로 달려가 정말 벼꽃이 있었나 눈여겨보았지요. 늘 들녘에 다니는 이 무식한 석이가 아직 까지 이삭에 벼꽃이 함께 올라온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거든요.

비로소 세심하게 들여다보니 어르신들이 말씀하신 자마구(벼꽃)를 보게 되었고, 오늘 그 생소했던 단어 만큼이나 있는 듯 없는 듯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고선 몰랐던 자마구의 사진을 이렇게나마 올려보아요.~~~

벼

보이시나요?

이삭과 함께 올라온 자마구(벼꽃)...

벼이삭

너무 작아 보이지 않았던 탓이에요.ㅎ



아니면 이삭의 부스러기로 알았던가....ㅠㅠ

자마구

모든 식물이 꽃이 있어야 수정이 되고 알이 찰텐데...
사실 꽃이라 하기엔 그 모습이 너무 독특하네요.

자마구

다시 한 번 들여다봅니다. 자마구...

무슨 간질 나는 애벌레 같지요?ㅎㅎ

오늘 이 사진을 찍고 저는 깊은 시름에 잠겼어요. 논에는 모가 있고 벼가 있고 이삭이 있는데, 정작 수정을 시켜줄 꽃이 있었다는 걸 몰랐다는 것!...
그리고 자마구란 이름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 단어가 순수 우리말이라면 벼꽃보다도 더 어울리는 이름이라는 것!~ (사실 꽃이라 하기엔 좀 생뚱맞아 보이자나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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