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전국적으로 12월 초순에 내린 눈의 양 치고는 제법 많은 눈이 내렸습니다. 그렇다고 눈에 흠뻑 빠질 만큼 많은 눈은 아니었지만, 이것이 첫눈으로 치기엔 충분했지요. 

뉴스에서 조차 특보로 보도할 만큼 적지 않은 눈이었다고 봅니다. 오랜만에 식구들과 눈 내리는 저녁을 즐기며 하룻밤을 보낸 것이 얼마나 즐거웠는지 몰라요. 

눈

전날 오후 네 시쯤부터 눈발이 날리기 시작해 오늘 아침엔 저희집 창고 지붕에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눈이 많이 쌓였어요.
저희 마을 또한 첫눈이라 하기에 너무 풍족한 눈의 양입니다. 

제 나이 마흔을 갓 넘기고 바라본 겨울의 하얀 세상, 결코 싫지 않고 아름답게 보입니다.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눈을 치워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하얀 세상을 만나는 보답치고는 너무 작은 배려가 아닐까요?

눈

대지에 쌓인 하얀 눈에서 올라오는 차가운 공기는 두 겹의 장갑을 낀 손까지 애리도록 아프게 합니다. 
눈이 내려서 싫은 이유가 되겠지요. 

눈

햇빛이 마당에 들 때까지 겨우 참았어요. 
"눈, 눈"하며 마당만 바라보던 은수를 너무 이른 시간에 데리고 나왔는지 모르겠어요..

은수

아이들이 눈을 좋아하는 이유를 과학적으로 들어본 적이 없어 모르겠어요.


 
하지만 제가 은수 나이 때부터 눈을 좋아했던 건 알고 있지요. 그리고, 지금도 그렇고 당분간은 변함이 없을 듯 해요. 아니 늙어서도....

눈


은수


눈


은수


눈


첫눈


은수


눈


조금만 더 크면 눈사람도 굴리겠지요. 
제가 어렸을 때나 제 자식의 표정이나 눈이 내린 날의 표정은 이렇게 맑았었고 지금도 맑네요.^^

어른이라고 눈이 결코 싫어지지 않아요. 다만 운행 중이거나 업무상 방해가 되니 싫어하는 것이겠지요. 그런 어른들조차 방해될 이유가 없으면 왜 눈을 싫어하겠어요?

온 세상이 하얗게 덮이는 날에 아름다움까지 묻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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