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수를 태우고 어린이집에 가다가 핸드폰을 빠트린 걸 알고 집에 오자마자 핸드폰부터 챙기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전날 저녁에 동요를 틀어놓고 놀았던 은수가 어디에 놔두었는지 아내와 둘이서 어마어마한 공을 들여도 찾을수가 없었습니다. 벨이라도 울려주면 좋으련만 이럴 땐 벨도 울리지 않더군요.ㄷㄷ

아내는 방에서 이불 속, 장롱 속, 저는 거실에서 서랍과 텔레비전 뒤, 커텐 뒤, 창문 틀, 장난감 통 속속들이 들여다봤지만 눈에 선한 핸드폰이 왜 이렇게 보이지 않는지 도통 알 수가 없었습니다. 전날 기억을 다시 떠올려 보아도 틀림없이 저녁에 은수가 갖고 놀았고, 
엄마아빠는 밖에 나간 적이 없어서 집안에 있는 건 확실한데 찾아도 찾아도 나오지 않으니 이해할 수 없는 현상에 가슴이 답답해왔습니다.

은수

은수가 커갈수록 손에 잡히는 건 뭐든지 갖고 놉니다. 
심지어 아빠의 서랍장에서 중요문서도 사라지고 컴퓨터 CD도 사라지고... 밖으로 버려지지 않는데도 워낙 기발한 곳에 꼼꼼하게(?) 챙겨 넣기 때문에 찾기가 힘이 듭니다.

어제는 전화를 받은 뒤 거실바닥에 아무렇지 않게 내려놓은 것이 다음날 아침 곤욕을 치루게 되리라곤 상상도 못했지요. 

휴지통

온 집안을 다 찾아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결국 휴지통까지 들여다보고...

전자렌지

언젠가 전자렌지 속에 인형을 넣어둔 기억이 있어서 여기도 열어보고....

소파

소파를 들었다 놔도 없었고요.



핸드폰이 나타날 때까지 이런 식으로 계속 반복되어지고 있었습니다. 밖에 나가 차안에도 여러 번 훑어보기도 했고요.. 역시 차 안에 없는 것을 확인하고 들어왔습니다.

거실에서 한참을 멍하니 서있었지요. 분명 거실에서 갖고 노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유력한 장소인데, 왜 없는 걸까 싶었습니다. 결국 찾는 것을 포기하고 옷을 챙겨 입으려고 소파 쪽으로 가다가 안보이던 CD케이스가 있어서 치우려고 집었더니, CD무게라고 하기에는 꽤 무쭐 했습니다. 
"잉!~~이건 뭐야?" 

핸드폰

으악....ㅠㅠ

아내와 둘이서 그토록 찾아 헤맸던 핸드폰이 어린이집에서 받아온 CD케이스 안에 들어있었을 줄이야...  
전날밤 실컷 갖고 놀다가 CD케이스 안에 넣어 두었던 모양입니다.

아마도 셜록홈즈가 와서 찾는다고 해도 혀를 내둘렀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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