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전전날 차례상 준비하라고 20만 원을 꺼내서 아내에게 건네주었습니다. 결과는 5만원 초과....
열심히 시장 본 아내한테 핀잔 주기가 미안해서 추석이니까 웃자! 목구멍까지 올라온 말을 꼬옥 눌렀습니다.

추석을 하루 앞두고 아침 9시부터 아내의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시누이들은 시댁으로 가니 함께 준비할 수 없고 둘 형수님들은 직업이 특수(?)하다 보니, 저희끼리 준비하고 저희끼리 차례를 지내야 하기 때문에 모든 걸 아내 혼자 준비해야 했지요.

새우

새우 튀김 할거예요.~~

새우


새우튀김


오징어

요건 오징어 튀김...

오징어튀김


동그랑땡

동그랑 땡!!~~

튀김

생선 튀김인데 어떤 생선인지는 제가 보지 못했어요.~~~

튀김

튀김 종류만 몇 가지더라...



고구마 ,생선, 새우, 오징어, 동그랑 땡, 맛살,,, 여섯 가지네요.

두부전


배추



부침개


그런 아내가 안쓰러워 뭐 도와줄 거 없냐? 라고 했더니, "마당에 널어놓은 건고추나 빨리 치우쇼!!" 하더군요.

덕분에 눈치 안보고 여러 가지 튀김류를 사진에 담을 수 있었어요. 

처음엔 사진을 왜 그렇게 많이 찍느냐고 잔소리하더니 나중엔 마당에서 건고추를 열심히 자루에 담고 있는 저한테 빨리 와서 사진 찍으랍니다. 조기가 큼지막한 게 예쁘다고....

얼른 안으로 들어갔지요. 카메라를 들고 조기 앞으로 갔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큼지막한 게 한 마리가 아니고 세 마리나 나란히 누워있었으니까요.

조기


아니, 이렇게 큰 조기면 한 마리만 해도 충분할 텐데, 왜 세 마리나 샀느냐고 다짜고짜 아내한테 화난 목소리로 
따져 물었습니다. "한 마리는 얼마고?" "8천 원!"

"퀙,,,, 그러면 조기 사는 데만 2만 4천 원이나 쓴 거네?"
"추석 때는 그렇게 하는 거래! 할아버지꺼 하나, 할머니꺼 하나, 아버님꺼 하나...."

"누가 그러더노?"

"다들 그렇게 한대.."

"에잇..."
"언제 우리가 반찬을 놓고 니꺼 따로, 내꺼 따로 이렇게 따로 접시에 놓고 먹은 적 있었냐?"
"한 접시에 올려놓고 먹었제.."
"산 사람이나 죽은 사람이나 다 같은 이치 아니가...."

그렇게 말하곤 얼른 밖으로 나왔습니다. 고생하고 있는 아내한테 못 쓸 말을 한 것 같기도 하고, 또 한 편으론....
겁이 났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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