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국수가 먹고 싶으니 읍내에 나가거든 쌀국수 좀 사오라고 부탁하는 아내, 며칠 깜빡하고 들어가다 보니 화를 많이 내더라구요. 하루는 용케 기억이 나서 베트남 음식을 파는 가게에 들렀습니다.

쌀국수

첫 번째 사 가지고 들어갔던 쌀국수입니다. 
그런데 왕짜증을 냅니다.ㅠㅠ
"쌀국수 사오라며?"
"누가 이거 사 오래?, 그거 있자나!" 하고 어쩌고저쩌고 하는데 어떤 쌀국수인지 알 수가 있어야죠..ㄷㄷ
"알았어! 내일 다시 가 볼께!" 하고 무마 시켰습니다.

쌀국수

두 번째 사온 쌀국수입니다. 
가게에 들러서 전날 사간 쌀국수가 아니라고 하니깐 라면처럼 포장된 쌀국수를 건네줍니다. 진열된 쌀국수들을 둘러보니 어제 사간 쌀국수와 이것 말고는 다른 건 없더군요. 그래서 가장 맛있는 쌀국수를 골라 달라고 하니깐 위 사진의 쌀국수를 가리킵니다.
"이거였군!" 

집에 도착하자마자 눈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던 아내가 제 차 소리를 듣고는 방충망 사이로 빼꼼히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이거 맞지?" 웃으며 라면,, 아니 쌀국수를 번쩍 들어 보였습니다. 그 순간 아내의 눈빛이 분노로 변하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흑흑...
결국 그 다음날 아침, 어린이집에 가는 길에 아내도 함께 탔지요.                                                                                                                                                          

쌀국수

아내와 함께 읍내에 나가서 사온 쌀국수입니다. 
쌀국수 위에 여러가지 재료들을 얹고 육수까지 만들어 줍니다.

쌀국수

주인더러 만들어 달라고 했으면 저도 이걸 사왔겠죠.

쌀국수

육수예요. 
육수를 끓여서 국수에 붓기만 하면 됩니다. 



채소를 한 가지 주는데 베트남에선 하루 세 끼 빠지지 않고 올라오는 향신제 역할을 해주는 잎입니다.
느끼하고 밋밋한 육수의 뒷맛을 없애줘요. 

베트남쌀국수

결혼 4년차..

한국말 배우는 것은 졸업해도 될 만큼 능숙한 걸로 알고 있었는데 이런 일이 벌어졌네요. 베트남 쌀국수에 대해 잘 모르는 저와 한국말을 세세하게 할 수 없는 아내로 인해 벌어졌던 다문화가정의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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