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별의 별 사람들이 다 모여있습니다.  우린 그런 세상에서 어떤 누군 가를 만나 가정을 이루고 살아갑니다. 자식을 낳고 또 그 자식이 결혼을 하게 되면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한지붕 아래에서 가족을 위해 함께 헌신하며 살아가지요. 

친모녀보다 사이좋게 지내는 가정도 있을 것이고 고부 갈등으로 인해 순탄치 않은 가정도 있을 거예요. 제가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은 외국에서 시집을 와서 시어머니와의 마찰로 인해 상담을 받았던 내용을 토대로 두 다문화가정(베트남)을 비교해 봤습니다. 


오냐하는 시어머니와 꾸짖는 시어머니, 어느 쪽이 위험한 가정일까요?

시어머니
<드라마의 한 장면 - 본문 내용과 무관>



첫 번째 이야기 - 오냐하는 시어머니편!

처음 낯선 한국으로 시집을 왔을 때, 시어머니께선 참으로 인자하게 맞이해 주셨다고 합니다. 근 1년 가까이는 자식처럼 아껴주고 보살펴 주어서 남 부럽지 않게 행복한 가정을 꾸려나갈 수 있었다는 며느리.

간혹 늦게 일어나거나 시어머니께서 외출했다가 들어와도 누워있는 며느리한테 잔소리 한 번 하지 않으셨다고 해요. 그런데, 시간이 흘러 해가 바뀌면서 서서히 금이 가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어느 순간부터 시어머니께서 주윗 분들을 만나면 하는 이야기가 우리 집 며느리는 어떻니 이렇더라 저렇더라 일거수일투족을 이야기 소재로 쓰기 시작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일거수일투족은 흉보는 것으로 발전했습니다.

결국 흉보는 소리가 며느리의 귓전에 들리기 시작했고 그 때부터 며느리의 가슴에는 앙금이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훗날 며느리는 숨 쉬는 것 빼고는 이웃이 먼저 다 알고, 일상적인 대화나 행동도 어머니 입에서 다른 사람에게 전해질 땐 버르장머리 없는 며느리가 된 것 같다고 하소연했습니다.

드라마
<드라마의 한 장면 - 본문 내용과 무관>


두 번째 이야기 - 꾸짖는 시어머니편!

여기도 마찬가지로 다문화 가정(베트남)의 며느리 이야기입니다.

신혼생활을 하고 있을 때, 시어머니께서 남편을 사사건건 그렇게 나무라더랍니다. 이러쿵저러쿵... 그런 시어머니가 못마땅할 새도 없이 한두 달이 지나면서 잔소리는 며느리한테 번져서 처음엔 무서웠다고 합니다. 가끔은 눈물이 쏙 빠질 때까지 혼내키기도 해서 많이 힘들었다고 하네요.

물론 트집을 잡아서 혼내킨 건 아니고 아직 한국 문화에 서툴러서 한국의 풍습, 예를 들어 어른보다 일찍 일어나 밥을 하고  집안 청소를 깨끗이 하고 가족이 다 모여야 밥을 먹어야 하며 게으름을 피워서는 안된다는 그런 잔소리를 수없이 들어 왔다고 했습니다. 

저는 아내랑 저녁을 먹으면서 아내한테 이렇게 말했지요. "시어머니한테 그렇게 시달리면 어찌 붙어 있겠노?" "자식을 위해서라도 좀 참지!,  그러다가 행여 가버리기라도 한다면 어쩔라고..." 걱정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시간이 흘렀습니다. 이제 두 가정의 결과를 알려드릴게요.



살얼음판 같아 걱정을 많이 했던 "꾸짖는 시어머니"의 가정은 다시 온기를 찾았다고 합니다. 가만히 이유를 찾아보니 한국 문화와 풍습에 며느리가 적응을 잘한 탓이라고 저는 결론 내렸습니다. 시어머니의 잔소리나 불만이 예전 같지 않고 지금은 뒷 켠에서 손주들만 보시며 지낸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먼저 소개해 드렸던 "오냐하는 시어머니" 가정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지난 가을에 아들 내외는 분가를 했습니다. 농장 한켠에 콘테이너를 놓고는 아내와 자식들과 이 추위를 양철판으로 커버하며 지내고 있다고 합니다.

어떻게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요? 아래는 며느리한테서 직접 들은 내용입니다.

<차라리 매를 맞는 것이 낫지 어머니께서 이러쿵저러쿵 주위 사람들에게 이야기 하는 것을 들었을 땐, 옷을 하나도 걸치지 않은 채 남에게 보인 것과도 같은 기분이었어요. 그리고 흉 보는 것을 참기도 어려웠지만, 내 남편까지 욕을 당해야 하나 싶어 끝장을 보기로 결심, 남편한테 시어머니와 나(아내), 둘 중에 한 사람을 선택하라고 했습니다.>


가정이 깨지는 데는 큰 이유가 아니더라도 이런 사사롭게 여겼던 부분이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뒤에서 속닥이고 흉을 보는 것이 한 사람에게는 얼마나 큰 상처가 되는지 다시 되새겨 본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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