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핸 춥지도 않았고 눈도 드물게 내렸습니다. 뜰에 심어 놓은 사철나무가 얼어 죽고 나이 든 감나무가 얼어 죽었던 몇 해 전이랑 도저히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따뜻하고 포근한 겨울로 인사를 나누었고 그렇게 떠나 보내려 하고 있습니다.
그런 겨울에도 겨울이랍시고 어제 오후부턴 함박눈이 내렸어요. 다행히 그저께 내린 눈으로 인해 도로엔 수분이 많았고 눈 치울 걱정은 하지 않게 된 아침을 맞았지요.
앞으로 눈이 더 내려 본 들, 더 이상의 낭만을 누리기엔 어딘가 부족함이 가득찬 눈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더 늦기 전에 이번 겨울의 마지막 눈이라는 생각으로 아쉬움 달랠 겸 밖으로 나가서 눈밭 위에 검은 구두 발자국 진하게 찍어보는 것으로 올 겨울을 마감해 봅니다.
뜰에 있는 죽은 화초 가지에 앉은 눈송이들..
오늘 밟아보지 않으면 1년을 기다려야 할 것 같아 맘껏 밟아봤습니다.
들고양이인지 산짐승인지 저보다 먼저 흔적을 남겼어요.
아기 새가 둥지를 벗어나는 그림이었는데 제가 워낙 재능이 없어서...
저만 느끼고 말았습니다.
저희 집 뒷산 풍경!
눈이 더욱 가녀려 보여서 친숙했지만 낯설게 보였던 풍경.
여기까지 오늘 올릴 포스트의 전부였는데, <저장>버튼 누르려는 순간, 아내가 황급히 밖을 보라고 했습니다. 송고를 잠시 늦추고 밖을 봤더니...
눈이 아닙니다. 동글동글해서 처음엔 우박인 줄 알았어요.
이 정도 굵기의 우박이라면 소리부터 요란해야죠. 눈이 내릴 때처럼 소리가 없었습니다.
눈도 아니고 우박도 아닌데 가볍기는 스치로폴 알갱이 같았어요.
손을 뻗어 피부로 느껴봤더니 무게 없는 굵은 소금이었습니다.
아,,
이 녀석들 덕분에 포스팅 시간이 더욱 길어져 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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