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복 중에 하나인 치아의 건강을 위해 사탕, 요쿠르트, 초콜렛 같은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단 제품들을 경계하며 5년 간 키워왔습니다. 군것질의 유혹에 깊게 빠지려고 할 땐 이가 썩으면 치과에 가서 큰 주사기와 벤치로 치료를 해야 한다고 은근히 겁도 줘 가면서요.

그런 엄마아빠의 규제 덕분에 우리 은수, 군것질의 양이 상당히 적었어요. 그래서 치아도 건강할 거라고 짐작하며 지내왔습니다. 그러던 은수가 어느 날 갑자기 이가 아프대서 들여다봤더니 아랫쪽의 양 어금니에 구멍이 송송 나있었어요. "으으...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걱정이 앞섰습니다.

치과에서의 치료는 해보신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두려움이 정말 어마어마해요. 특히 어린 아이들이 느끼는 두려움은 어른들보다 훨씬 크겠지요. 치료 과정 또한 만만치 않고요..
이젠 어쩌겠어요.. 딸의 손을 잡고 치과로 가는 수밖에..

가는 내내 치과의 문을 열기도 전에 지레 겁을 먹고 울거나 치료를 거부하는 행동을 할까 봐 저 또한 겁이 났습니다.


치과

짜쟌!~~~
아빠의 예상을 뒤엎고 얼마나 씩씩하게 걸어 들어왔는지 몰라요.^^
이로써 첫 관문은 잘 통과했습니다. 이젠 남은 건 치료를 잘 받는 것인데요...

딸아이


선생님은 언제 오시려나...
은수의 마음이 돌변하지는 않을까 지켜보는 제가 조마조마했던 순간입니다.

은수

의자에 드러누워서 의사 선생님을 기다리다가 조금 늦어지자, 다시 일어나서 치료 도구가 있는 쪽으로 걸어가더군요. 거기엔 예전에 아빠가 겁을 줬던 커다란 주사기와 벤치 같은 의술용 도구들이 정말 있었지요.. 



근데, 요녀석 겁을 먹지 않더라구요.ㄷㄷ
제가 환자였다면 저 큰 주사기만 봐도 바짝 긴장했을 텐데 말이에요.


딸


정말 큰 주사기가 있었네?^^~~

치과

선생님이 곧 오신 대서 워밍 업(?)하고 있어요.~
이 자세로만 치료를 할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은수

드디어 본격적인 치료에 들어갔습니다. 조금 긴장하긴 했지만 표시 날 정도는 아니고..
치료 과정이 끝날 때까지 참 예쁘게도 의사 선생님의 지시대로 입을 잘 벌리고 있었지요.

딸

그런 은수 덕분에 양쪽 어금니 모두 순조롭게 치료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오늘 은수는 의사 선생님과 아빠한테서 칭찬을 참 많이 들었어요.

우리 딸, 정말 용감하고 고마웠던 하루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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