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수랑 읍내 나갔을 때였어요. 이것저것 시장을 보고 돌아서는 길에 장난감 코너에서 발걸음을 멈추어 섰습니다. 요즘 밥 잘 먹고 건강하게 웃음을 잃지 않는 둘째가 눈에 아른아른거려서말이지요.

"아빠, 왜?" 

"응, 쭌이 소방차 사주고 싶어서.."

그랬더니 은수는 냉장고와 싱크대가 있는 인형을 사 달라고 막 조르더군요.

"은수는 생일이 다가오니까 그때 사 줄께?"

겨우 은수를 달래고 쭌이의 소방차를 사서 집으로 향했습니다. 주위에선 뭘 사주더라도 똑 같은 거 두 개를 사줘야 안 싸운다고 했는데, 한 집은 형제만 있는 집이고 다른 한 집은 자매만 있는 집이라서 그러려니 했어요. 저흰 남매를 두었기 때문에 그럴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판단했습니다.

소방차

드디어 집에 도착..

포장된 박스에서 소방차를 꺼내어 건전지부터 채워 넣었어요. 그랬더니 집에 올 때까지만 해도 전혀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은수가 소방차를 부리나케 낚아 채어갔습니다.


장난감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이었어요. 딸이라서 자동차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을 줄 알았거든요.


자동차

뭐 잠깐 가지고 놀 줄 알고 놔두었더니, 물 만난 물고기처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소방차를 갖고 놀고 있었습니다.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쭌이는 서서히 약이 오르는 것 같았어요.

은수

이제 그만 갖고 놀아야 할 텐데요...
동생이 엄마가 떠주는 밥은 먹고 있어도 눈길은 소방차에만 가있었거든요.


남매

더는 못 참겠는지 밥을 먹다 말고 불쑥 일어나더니 누나한테 다가가 소방차를 건네받으려고 했어요. 하지만, 은수는 이리저리 도망 다니며 기어이 건네주지 않았습니다.


아들

그런 누나를 쫓아다니며 <이리 주세요> 했던 쭌이가 드디어 폭발했습니다.



원래 쭌이 것인데 이게 무슨 날벼락일까요? 
하는 수 없이 아빠가 나서주었답니다. 


"은수야, 이제 쭌이도 좀 갖고 놀게 넘겨 줘!"


아들

그러자 표정이 시무룩..
입이 삐쭉 튀어나오더군요.


은수

딸은 인형을, 아들은 장난감을 이렇게 사주면 간단할 줄 알았던 아빠의 큰 패착이었어요.

곧 개학(이 포스트가 올라갈 땐 개학 했을 거예요.)하면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게 되어 지금보단 훨씬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겠지요. 방학 동안 가지고 놀게 전무했던 집안에서 쭌이와 단 둘이 보내느라 많이 답답했을 겁니다.

  1. *저녁노을* 2015.02.03 11:56 신고

    ㅎㅎㅎ허다하게 일어나는 일이지요.
    그래도..장난감은 금방 싫증내곤해요.

    은수...개학 했겠네요.

  2. 참교육 2015.02.03 20:07 신고

    남매를 키우면 그래도 좀 낫습니다.
    비슷한 나이의 형제들은 눈에 눈물 마를 날이 없습니다.
    그러면서 커지요. 혼자 외롭게 커는 것보다 눈물콧물 흘리며 찌지고 뽁는게 사는 맛이 납니다.

  3. 2015.02.03 21:48

    비밀댓글입니다

  4. aquaplanet 2015.02.05 14:34 신고

    ㅎㅎ 귀여워요~
    다들 저러면서 크는 거지요 ㅎㅎ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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