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예전에 회사 다닐 땐, 한 달에 한번 정도는 회식 자리가 꼭 만들어져 소주에 삼겹살 파티를 하곤 했었어요. 그때마다 속이 느글느글, 미식거리는 통에 남들 후식으로 먹는 밥과 된장국을 전 포기해야 했답니다.

당연히 속을 든든히 채우지 못했기 때문에 다음 날은 늘 힘든 하루가 되었어요. 그러다가 언젠가부터 "에잇, 삼겹살을 덜 먹게 되더라도 밥을 얹어 먹어야겠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그렇게 먹은 지 10년이 훌쩍 넘어갔습니다.

상추쌈

이 손은 제 손이 아니라 아내의 손입니다. 따라서 아내가 먹는 방법이에요.
하지만, 상추 위에 올려지는 순서만 틀릴 뿐 저랑 똑같습니다. 그리고 사진에 보이는 고기는 삼겹살이 아니라 목살이에요. 요즘은 삼겹살이나 목살을 즐겨 먹기가 부담스러워서 그런지, 저희 집 메뉴에서 사라져가고 있네요.   

삼겹살

아내도 저처럼 꼭 밥을 얹어 쌈을 완성합니다. 일단 밥과 함께 먹으면 느끼하지 않을 뿐더러 돼지고기 특유의 냄새까지 막아주더군요. 



쌈을 쌀 땐 냉장고에 있는 밑반찬을 최대한 활용해서 종합 백화점처럼 이용합니다. 


쌈

저는 밥부터 올려요. 왜냐하면 불판에서 갓 집어 올린 돼지고기는 밥보다 뜨겁거든요.
오뉴월이 지나면 들깻잎으로 쌈을 즐기기 시작하는데 그땐 정말 뜨겁습니다.


상추쌈

마늘만 빼고 다 집에서 만든 거예요. 김치와 청양초 장아찌,된장.. 상추는 못 만듭니다. 재배해야지..

처음 밥을 얹어 먹을 땐 밥을 얹은 만큼 고기를 덜 먹게 되는 줄 알았어요. 하지만, 느끼하지 않을 뿐더러 고기 맛을 배가 시켜주기 때문에 훨씬 많이 먹게 되더랍니다. 물론 밥도 한 공기 뚝딱 해치우니 속도 든든해지겠지요?

이런 방법으로 먹게 되면 경제적으로 부담스러운 삼겹살과 목살이 아닌, 그 절반 값의 사태살을 얹는다 해도 그 맛이 삼겹살보다 못하지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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