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봉화군 물야면 물야 저수지에서 시작하는 내성천은 영주로 이어지고 다시 예천을 지나 삼강이 만나는 예천군 풍양면 삼강리에서 낙동강 지류가 될 때까지, 물줄기 따라 약 100여 킬로가 이어집니다.
이 내성천의 특징이라고 하면 150미터의 넓은 폭에 얕은 물줄기, 그리고 100여 킬로미터에 걸쳐진 방대한 천혜의 자원 강모래가 아름답게 펼쳐져 있습니다.
저희 마을 앞도 내성천의 투명한 물줄기가 이어지는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80년대부터 이 강모래가 채취 되어 집을 짓는 데만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양이 건설 자재로 투입되었지만, 매년 장마철이 지나고 나면 퍼간 흔적 남기지 않고 다시 원래의 자원이 쌓여지게 됩니다. 자연의 힘이란 돈 한푼 들이지 않고도 인간의 한계를 초월하고도 남습니다.
사막에는 천연 자원인 원유가 있다면 우리나라엔 내성천 강모래가 있습니다. 덕분에 아파트를 짓고 빌라를 짓는데 자급자족할 수 있게 되어서 그나마 원할한 수급이 가능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또한, 이 모래 알갱이들은 방대한 양의 물줄기를 깨끗하게 정화해주는 필터같은 존재입니다. 인간의 힘으로는 아무리 많은 혈세를 쏟아부어도 흉내 내지 못할 자연의 힘입니다.
다리 건너 저 안쪽이 저희 마을이에요. 이런 강모래를 끼고 있어서 얼마나 행운아인지 모르겠습니다. 염분이 없는 강모래는 바다의 백사장과는 비교할 수 없는 자원이기도 하며 여름날 데워진 모래 위에서 우리의 발을 건강하게 지켜주는 모래..
그러나,,
이 천연자원의 값어치를 채 알아가기도 전에 곧 사장될 위기에 처해졌습니다.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건설된 영주시 평은면 평은댐의 건설로 이런 백사장을 지켜볼 날도 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평은댐 건설을 강행한 것은 낙동강 지류가 오염되었을 때, 물 정화 목적이란 것에 염두를 두었다는 수자원 공사의 어불성설에 기가 차고 어이가 없어집니다. 아무리 정치판에 휘둘린다 해도 이런 막가파식 난개발은 있어서 안되고, 정책은 있고 책임이 없는 현 대통령 체제에 심각한 권력 부여를 고려해보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더 늦기 전에 와서 보십시오. 내성천 강모래가 얼마나 곱고 예쁜지..
건축을 하는데 있어서 제일 먼저 들어가는 것이 바로 강모래입니다. 우린 원유는 없어도 천혜의 강모래가 있어 그나마 안정된 수급으로 주택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이 강모래가 사라지면 바다 모래에 염분을 제거하던가 그렇다고 해도 입자가 너무 고와 건설업에 쓰일 수 있을 지는 미지수지만..
그렇지 않다면 언젠 가는 천연자원을 없앤 댓가로 수입 길에 의존해야겠지요.
지금은 가뭄으로 아름다운 은빛 백사장이 풀로 뒤덮였다 치지만, 평은댐으로 인해 물줄기가 끊기면 늪지로 변하게 되는 것은 시간문제겠지요. 다시 한 번 부탁드립니다. 우리나라의 천연자원 내성천 강모래가 사몰 되기 전에 눈으로 봐두십시오. 그래서 후대에 이런 아름다운 강모래가 우리나라에도 존재했다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얻으십시오.
내성천을 가로지르는 중앙 고속도로 다리와 일반 지방도의 다리가 나란히 위치해 있습니다. 이곳을 지날 때는 운 좋으면 임금이 용좌에 앉아있는 형상의 학가산을 바라보며 지날 수도 있답니다.
그리고 무분별한 인공의 미가 어떤 천혜의 자연을 사멸시키는지 역사의 한 장을 지켜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아름다운 경관을 만들기 위해 아름다운 자연을 해쳤습니다. 4대강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었다고 불신할 겨를도 없습니다. 왜?
우리를 비롯해 우리 후손들은 자연을 해친 댓가로 4대강 유지 관리에 쏟아부어야 할 혈세가 앞으로 얼마나 투입될 지 그게 더 큰 걱정거리이기 때문이지요.
오늘 따라 내성천 강모래가 더욱 애절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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