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포스트에 이어 이번에도 표고버섯 이야기 좀 할까 합니다. 농촌에 살다 보니 자급자족 할 수 있는 농산물은 어지간하면 지어먹다 보니 표고버섯도 예외는 아니지요. 

2년 전, 뒤뜰에 20개 정도의 참나무를 베어다 종균을 넣고 
관리해 왔었지만, 경험이 없어서 표고목이 썩거나 시원찮게 변해 내팽겨 놓았었습니다. 그랬던 표고목이 언제 터져 나왔는지 큰 것은 주먹만큼 큰 표고버섯이 뒤뜰 마당에 키스하고 있더군요.

표고

아뿔사!...

신경을 안 써도 너무 안 썼나 봅니다. 뒤늦게 알아차리고는 넘어진 표고목들을 일으켜세워주었습니다.
 제 판단으로는 거의 전멸했을 것으로 판단, 가마솥에 군불을 지필 경우나 쓰려고 생각했었지요.

표고버섯

막 터져 나온 어린 표고버섯들을 바라보며 쾌재를 불렀건만 마냥 좋아할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시기 상으로 너무 빠르다는 거지요.



2년 전 주문했을 당시 표고종균이 고온성인 302호였거든요. 
빨라도 5월이 되어야 수확할 수 있는 종류인데 3월 초부터 성장을 시작하니, 정상인지 비정상인지 모르겠습니다.

참나무


표고버섯


제 직업이 농사꾼이다 보니 아무래도 기후 이상에 민감해서 과민반응을 일으켰는지 몰라도 
찜찜하기 그지없습니다. 자연의 이치에 위배되는 조건들이 발견되면 농사도 그만큼 힘들어지니 말입니다. 

엊그제 봄비가 하루 종일 내린 탓도 있겠지만, 어린 표고버섯들이 무엇이 급
해서 봄이 막 시작하는 이 시기에 기지개를 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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