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마지막 날은 보슬보슬 봄비가 내렸어요. 앞전에도 봄비 같은 봄비가 내렸지만 겨울 잠을 깨우는 정도였다면, 이번에 내린 가녀린 안개 같은 봄비는 만물에 있어 잎이나 봄꽃을 활짝 피게 했던 봄비가 아닌가 싶습니다. 적어도 제가 살고 있는 곳에선 말이죠.

쑥부쟁이

먹고 살기 위해 다니다가 또는 일을 하다가 쉬는 중에 마주치기만 할 뿐인데, 이전 앞에 보았을 때랑 너무나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어서 자연의 경이로움에 노래만 할 뿐이죠.


생강나무

전 이른 봄에 일찍 피는 노란 꽃은 대개 산수유 나무인지 알았어요. 얼마 전에 다른 블로거님의 글에서 <산수유와 생강나무 구별법> 포스트를 읽고 이게 생강나무인지 알게 되었지요.
 
뭐 산수유 나무면 어떻고 생강나무면 어떻습니까? 이른 봄에 초록 잎사귀 구경도 하기 힘든데 먼저 선사해주는 노란 꽃에 마음이 확 밝아지면 그게 자연입니다.

봄풍경

봄이 아름답게 빛나는 것은 모든 만물이 활짝 필 때가 아니에요. 진짜 아름다운 봄은 꽃을 처음 전해주는 식물을 볼 때와 주위와 어울리지 않게 홀로 봄을 노래하고 있을 때입니다.

요건 저만의 생각일 수 있고요.


찔레나무

찔레나무도 이렇게 일찍 잎을 낼 줄 몰랐습니다.



봄소식에선 냇가 버들강아지의 속삭임을 빼놓을 수 없는데, 현재까지 버드나무 잎은 깜깜 무소식입니다.


새싹

가을과 겨울이 훤히 보이는 곳에서 봄이 공존하려 하고 있어요. 이렇게 하나둘 새순이 올라오는 모습이 진짜 봄이며 신비롭고 아름답습니다.


제비꽃

이 장소는 하루에 두 번, 쭌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기 위해 태워주고 태워오는 곳입니다. 그런데도 이 보라색 꽃을 오늘 처음 보게 되었어요. 이렇게 봄은 눈 깜짝할 사이에 찾아옵니다.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 산천의 봄꽃들은 왜 하나같이 작고 고결스럽게 보이는지 모르겠어요. 


쑥

같은 장소예요. 오후 6시가 되면 우리 둘째 어린이집 버스에서 곤히 잠들어 도착하는 시간입니다. 
그 시간에 찍어봤던 생명을 불어넣는 봄비에 온종일 흠뻑 맞고 있었던 
쑥이에요.

사진 교정할 시간도 없지만 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찍은 대로 올리는 스타일인데 그래도 불편한 수동 메뉴가 빛을 발할 때가 있어 좋군요.


개나리꽃

둘째 녀석을 집에 내려주고 난 뒤, 봄비 맞고 개화한 또 다른 노란 꽃..
저희 집 뜰에는 늘 이른 봄에 피는 꽃인데, 누가 봐도 개나리라는 것을 알겠지요?

저에겐 그 개나리 꽃이 올해도 돌연히 핀 꽃이 되었지만,이들은 얼마나 본능에 충실하여 쉬지 않고 달려왔겠어요? 

적어도 말 못하는 이 식물들은 시간을 금처럼 쪼개서 사용해왔단 것을 알겠더라고요.


아무튼 여긴 이제 이런 봄소식을 전합니다. 하지만, 벌써 봄을 만끽하는 지역도 있을 거예요. 그리고, 4월이 시작되는 내일부턴 대한민국이 봄나들이 계획에 분주해지는 한 달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

길에서든 산에서든 예쁜 꽃 만나면 대한민국 사람들의 정서를 닮은 소박한 꽃들,,

그냥 예쁘다 하지 마시고 우리가 산천을 닮았는지 산천이 우리를 닮았는지 얼어붙었던 땅에서 어떻게 뿌리가 움 텄는지도 감상해보시는 알찬 시간 되셨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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