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포스트를 통해 텃밭에 봄 채소를 심었던 날짜를 찾아보니 3월 21일이었어요. 그리고 열흘이 지난 4월 1일에  냉해피해 대비, 가설 해 놓았던 비닐을 벗겨보았습니다. 사실 3월 말이 시작되는 20일 경엔 무모한 도전일 수 있었어요. 왜냐하면 그 시기엔 된서리가 언제고 아침을 맞을 수 있었거든요.

제가 그러한 날씨 환경을 인지했음에도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던 건, 고추 모종을 1만 여포기 가꾸었던 평년과 달리 올핸 욕심을 부려 여섯 마지기 분(1만 5천 포기)을 한정된 공간에서 키우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텃밭

4월 1일이었어요. 아내와 장모님이 열흘 전에 씨앗을 뿌렸던 이곳이 어떤 모습일까 눌러 놓았던 돌뭉치들을 치워보았습니다. 

텃밭

"워메!"

"넘 예쁘당!"


제가 살고 있는 예천의 산골짜기는 지금 한창 벚꽃 이야기가 뉴스를 통해 흘러나와도 꽃망울이 겨우 틀고 있는 지역입니다. 그런 곳에서 이런 모습을 현재 보고 있으니 얼마나 예뻐 보이겠어요?


배추

채소라 함은 역시 연초록색 옷을 입은 엇갈이 배추를 빼놓을 수 없겠지요.
이 녀석들은 1년 내내 고기 불판 앞에서 상추와 쌈박질을 합니다. 서로 내가 1등이라 할만 하거든요.

하지만,제가 시골 살면서 느낀 건데, 걔들 쌈박질 하든 뭘 하든 제가 정한 순위로는 3~5월까지는 그래도 상추가 1등이요, 6~8월까지는 깻잎이 1등이요, 9~10월은 바로 엇갈이 배춧잎이 왕입니다.

상추

텃밭에 상추씨를 뿌릴 땐 이왕이면 색감을 살릴 수 있는 혼합 씨를 사서 뿌리면 자라는 모습도 훨씬 예쁘게 지켜볼 수 있답니다.


베트남 채소

요건 모르겠지요?
저도 몰라서 잠시 아내를 불러 물어봤습니다.


베트남 채소로 <자오므엉>이라고 하는데, 사실 저도 처음 보는 싹이에요. 어떤 용도냐고 물었더니 상추처럼 쌈도 할 수 있고 시금치처럼 살짝 삶아 데쳐서 먹을 수 있다고 하네요.


쑥갓

"저건 뭐꼬?" 그랬더니 쑥갓 모종이라고 합니다.

"세상에..."

전 도저히 믿을 수 없었어요. 쑥 종류는 끝이 뾰족하거든요. 

베트남 참외

이건 여러 가지 채소 씨를 뿌리고 그 외곽 빈 공터에 싹이 올라오기 바랬던 베트남 참외라 합니다. 지난해엔 일반 참외 열 포기를 심어 가을이 될 때까지 올핸 아무래도 베트남 참외만 구경할 것 같아요.


브록클리

"누가 물어보면 나 농사짓는 사람 아니라고 해라!"

너무 서글펐습니다. 농사에 열공하고 있는 제가,봄철 아내의 텃밭에서조차 이렇게 초라해지다니...

"이건 또 뭔데?"

"응, 브록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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