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의 열기가 정말 견디기 힘들 정도로 뜨겁습니다. 이제나저제나 한풀 꺾여주길 고대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지만, 실상은 나날이 더 뜨거워지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하루 일이라고는 새벽녘과 오후 늦은 시간에 조금 할 수 있고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는 선풍기 바람에 의지하며 버티고 있습니다.

밖에 나가 사람을 만나게 되면 모두가 하나같이 입을 모아 하는 소리가 있어요.

"뜨거운 건 그렇다 쳐도 가끔 
소나기라도 와줘야 견디지.."

만약에 가끔씩 소나기라도 내려주었다면 불볕더위에 타 들어가는 밭작물을 보며 근심할 이유도 없었겠지요.

구름

그 흔한 구름 무리도 요즘엔 실종되었습니다.
오늘은 운 좋게 구름을 볼 수 있었어요. 하지만, 사진에 보이듯 뜨거운 햇살을 막아주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보송보송한 솜뭉치 구름이었어요. 

고구마

견디기 힘든 건 사람 뿐만이 아닌 것 같습니다. 들녘에 나가보면 모든 밭작물들이 한낮이 되면 뙤약볕을 견디지 못하고 화상을 입었거나 시들 골아있어요.


생강

이 시기면 생강 역시 덮어놓은 짚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자라고 있어야겠지만, 계속되는 가뭄과 불볕더위 속에 최악의 한 해를 맞이하고 있어요.

토란

여긴 묵은 논을 개간해서 심은 토란 밭이에요. 사진을 찍어 놓고 보니 큰 토란 잎이 마치 코끼리 귀를 닮은 것 같아요. 어쨌든 논이라서 땅속에 수분은 가득하겠지만,,

토란

햇볕을 정면으로 받는 잎 쪽은 다른 밭작물처럼 발갛게 타 들어가고 있었어요.

토란

아무리 봐도 정말이지 외줄기에 잎 하나 덩그러니 있는 것이 참 원시적으로 보여요.

고추

토란은 집에서 먹을 것과 부수입 정도의 양이라서 웃고 이야기 했지만, 고추는 좀 심각합니다. 저한테 고추는 1년 농사의 핵심에서 빠질 수 없는 작물이거든요.


건조에 오래 견디는 고추마저도 붉은 태양 아래 숨을 쉬고 있는 것이 곤욕스러운가 봐요. 다행히 수분이 있는 밭과 그렇지 않은 밭 양쪽 모두에 대량으로 심어 놓았기 때문에 최악의 상황이 오더라도 한쪽은 그럭저럭 수확할 수 있겠지요.


고추

가뭄을 받고 있는 밭의 고추 작황 상태입니다. 정상적으로 붉어가야 할 초록색을 띤 고추들이 태양열로 인해 누렇게 변색되어 가고 있어요.


고추농사

아직 연초록색의 고추마저도 사람으로 치면 열 화상을 입은 흔적과 같은 상태로 허옇게 익고 말았습니다.


고추밭

심한 곳은 잎이 타서 말라버리고 고추만 앙상하게 남았습니다. 얼마 못 가서 대궁도 말라 결국 고사하고 말겠지요. 다음 주 수요일 전국적으로 비가 내리겠다는 반가운 예보가 있긴 하지만, 이미 많은 상처를 남기고 말았어요. 그때 가서도 비가 사라진다면, 올 고추 수확과 생강 수확은 큰 타격을 받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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