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이 되면 큰일 중에 하나가 추석을 앞두고 거쳐야 하는 벌초작업이 아닐까 싶어요. 이 일이 은근히 애간장을 다 태웁니다. 그만큼 걱정거리가 많아지기 때문인데, 첫째는 예초기 작업이 매우 위험해서이고 둘째는 벌초작업 중에 벌집이라도 건드리게 될까 봐 노심초사 하기 때문입니다.

올해는 추석이 뒤로 밀려나 있어서 벌초작업 전에 어설픈 논둑과 밭둑을 먼저 정리하기로 했어요.

풀베기

저희 논둑입니다. 논바닥이 말랐는지 물이 있는지 보러 왔다가 깜짝 놀랐어요. 풀은 비료나 사람의 손이 없이도 이렇게 잘 크는 걸..

불과 얼마 전에 논둑을 한번 베었는데 그새 이 모양으로 좋아졌으니,모든 농작물이 풀과 같았으면 싶었어요. 아무튼 그런 부러움을 뒤로 하고 오랜만에 와본 논둑이 극악무도하게 상상을 초월하고 있어 잠이 오지 않더군요.

논둑

다른 일을 해도 계속 거슬렸습니다. 결국 하던 일을 미루고 예초기를 어깨에 둘러 맸지요.
흙이 튀고 돌맹이가 날아가고,, 

또 뱀이나 땡비집을 만날까 노심초사...
예초기 작업이 그렇더군요. 벌한테 한방 쏘이면 직격탄이 될 정도로 고통스럽기 때문에..


논

사람도 이발을 하고 나면 깔끔해 보이듯 논에서 자란 벼이삭도 논둑을 정리하고 나니 더욱 예뻐 보였습니다.


벼

휘발유 냄새와 풀 조각으로 뒤범벅이 된 몸을 아침 공기에 훌훌 털어버리고자 잠시 휴식을 취했어요. 마음이 흡족할 정도로 깔끔하게 논둑을 정리해 놓고 보니 없던 여유도 다시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냇가에서 만들어진 안개가 저만치에서 천천히 저에게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안개

차갑고 맑은 공기를 아침 햇살에서 즐기다가 곧 안개 속에 파묻혀야 할 것 같네요.

9월의 농촌 아침풍경,,
공기도 맑고 풍성함도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1. 즐거운 검소씨 2015.09.09 08:49 신고

    예전에 벌초 갔다 벌에 쏘여 손이 퉁퉁 부었던 기억이 나요.ㅠ 저희집은 남자들은 예초기로 베고 여자들은 낫으로 묘나 묘주변을 베었는데 산소를 베다가 갑자기 따끔하더니 점점 통증이 오는데 정말 아프더라구요.
    잘 베어진 논 둑을 보니 보는 제가 다 시원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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