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먹고 난 뒤 조용하게 휴식을 가질 수 있는 시간, 우리집에서 제일 큰 면적을 갖고 있는 거실에서는 어린 남매가 소리를 질러가며 깔깔거리느라 난리가 났습니다. 무엇이 그렇게 재미있어서 함께 잘 놀고 있는지 고개를 돌려봤어요.
바로 이 모습이에요. 해맑고 정겨운 모습이지요? 실은 자주 볼 수 없는 귀한 장면이기도 해요.
남매가 사이좋게 지내는 모습은 귀가 따끔거리더라도 충분히 참을 만 하더군요.
세 살배기 동생은 남자 아이라서 그런지 누나를 구닥다리 자동차에 태워 놓고도 잘도 밀어 댑니다. 그 덕분에 누나인 은수가 신이 났어요.
이번엔 딱지 좀 끊어야겠어요.
속도가 거의 아우토반 수준입니다.
두 바퀴 세 바퀴를 돌더니 이제야 아빠한테 눈길을 한번 주었습니다. 하지만,사진 한 장 겨우 찍었는데 숨 고르기도 없이 바로 출발해버리더군요.
구닥다리 자동차가 너무 고물이라서 남매를 위해 올 여름에 장만했던 2인용 유아 자전거가 길을 막고 있었어요. 은수가 발로 브레이크를 걸었지만 쭌이는 막무가내로 밀고 있습니다.
어쩐 일인지 은수도 그렇고, 동생 쭌이도 그렇고 길을 막고 있는 저 2인용 유아 자전거를 한두 번 타본 이후로는 지금까지 타지 않고 있어요. 동생은 발이 닿지 않아 그렇다 치더라도 은수까지 기피하는 게 이상해서 물어봤더니,,
페달을 밟아도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답니다. 그래서 자세히 봤더니 조립할 때부터 설마 했던 짧은 구조의 페달이 결국 최악의 오점이 되어버렸어요.
이번엔 또 작은 손목시계가 주행을 방해하고 있었군요. 세 살배기 쭌이와 여섯 살 은수가 나란히 목격했습니다. 저 손목시계, 오늘 밤 한번도 밟히지 않는 기적을 일구었습니다.
물론 은수가 요리조리 피했겠지요? 표정으로 봐선 동생 쭌이의 역할이 더 커 보인 것 같네요.
이제 제가 생각하고 있는 본론으로 가볼까요?
위에 사진들 보면서 뭔가 바뀐 것 같지 않나요? 동생은 누나 자리에,누나는 동생 자리에,,
이번 달에 만 2세가 된 쭌이..
나이로 보면 분명 자동차에 앉아 있어야 할 갓난아이 인데, 세 살 많은 누나를 열심히, 아주 열심히 밀어주고 있어서 뭔가 바뀐듯한 기분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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