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올해 마지막 달이 9일을 삼켜버렸네요. 그럼 남은 날짜는 22일!!
그리고 선물을 받고 싶어하는 아이들이나 아름다운 추억을 차곡차곡 쌓고 있는 연인들이 학수고대하며 기다려온 크리스마스로부터 남은 날짜는 불과 16일!!

약 보름 정도 있으면 눈이 펑펑 내려줄 것만 같은 이븟날을 맞이할 수 있겠군요. 저는 이제 성인이 되어 붉은 옷을 입고 눈처럼 하얀 수염을 길게 기르신 산타 할아버지께서 저희 집에 찾아와 선물을 줄 일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아직 어린 은수와 쭌이는 마냥 기다릴 겁니다. 

어쩌겠어요. 그날은 저도 산타 할아버지가 되는 수밖에..

그러나 오늘, 뜻하지 않게 전혀 생각하지도 못한 크리스마스 카드를 여섯 살 딸아이로부터 먼저 받게 되었답니다. 

색종이


은수가 유치원에서 들고 온 것은 사실 크리스마스 카드와는 거리가 멀어 보였어요. 가방에서 꺼낸 반으로 접은 색종이를, 그 중에서 한 장 아빠한테 건네며 "자, 받아!~ 크리스마스 카드야!" 딸이 크리스마스 카드라고 건네주니 크리스마스 카드로 받은 겁니다.

그림


잉? 아빠한테 건넨 크리스마스 카드에 아빠 모습이 없네요?
그러나 슬픔도 잠시..
은수가 엄마한테 또 다른 카드를 건네러 간 사이에 저 혼자서 크리스마스 카드를 해석해보았어요.



왼쪽의 여자아이는 틀림 없이 은수일테고 하트 문양이 큼지막하게 있는 것을 보니, 아마도 아빠를 그만큼 사랑하는 것이 아니겠냐는 아주 흡족한 답을 만들어냈습니다. 또 해가 가림 없이 쨍쨍 내려 쬐고 있으니 저랑 은수가 거처하고 있는 우리집의 분위기가 은수한텐 늘 구름 없는 날인가 보다.. 그런 생각을 해보았어요. 역시나 꿈보다 해몽인가 봐요.

색종이


그런 해석이 끝나고 엄마한테 건넨 카드의 내용은 또 어떨까, 아내가 보고 있는 크리스마스 카드를 뒤에서 살펴보았답니다. 
"어랏! 여긴 그래도 엄마랑 나란히 있넹.ㅠ" 이왕이면 아빠한테 건넨 카드에도 아빠 얼굴이 담긴 카드였으면 더 좋았겠단 생각이 다시 한번 떠오른 대목이에요. 아무튼 엄마한테 건넨 카드에도 해가 쨍쨍 내리쬐고 있더군요.

크리스마스 카드


마지막으로 은수가 동생에게 건네준 카드를 살며시 열어보았답니다. 
여기에도 하트 모양이 큼지막하게 있었지만, 동생이라고 하기엔 좀 이상하게 보이는군요. 이건 아무리 꿈보다 해몽으로 해석하려고 해도 답이 나오지 않았어요. 전문가와 상담을 해보지 않는 이상 미궁으로 빠질 크리스마스 카드..

이런 생각이 듭니다. 평소에 동생한테 많은 것을 뺏기며 또 엄마아빠로부터 싫든 좋든 십중팔구 양보를 권유 받아야 했던 슬픈 현실이 못내 동생의 모습마저 바꿔 놓지 않았을까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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