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과 비교해서 올 겨울은 그나마 따뜻한 겨울이 이어지고 있어요. 하지만, 아침 기온이 가끔 영하로 내려갈 땐 감기에 걸려있는 남매한테 신경이 더 쓰이는 건 두말할 것도 없겠지요?

유아 목도리


아침에 일어나 세수를 시키고 밥을 먹게 하고 하는 모든 과정은 남매의 엄마가 도맡아봅니다. 저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딴전 피우고 있어요. 아빠한테 다 그런 건지 아니면 저만 유독 이런 일이 싫어서 인지는 모르겠으나, 은근히.. 아니 정말 힘들고 두 번 다시 맡고 싶지 않은 일이란 게 솔직한 심정이에요.

유아목도리


은수가 아빠 방에 와서 자랑을 했어요. "아빠, 나 어때?" 
가만 보니 은수가 차고 있는 귀마개와 목도리는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는 쭌이가 담임선생님으로부터 선물 받은 것이었어요. 은수도 그게 맘에 들었는지 어제 오후부터 탐을 내어 써보곤 했답니다. 그럴 때마다 쭌이가 "쭤!~, 쭤!~ (줘,줘!)" 하며 주인 행세를 했지요.

유아귀마개


그러나, 오늘 아침은 다행이에요. 쭌이는 아직 자고 있었거든요.



엄마와 아빠가 뒷감당을 감수하기로 무언의 약속이나 한 듯이 말없이 허락해주었답니다. 

등교


그로부터 30분 뒤 쭌이가 일어났어요. 이미 누나가 등교한 후였지요. 쭌이가 세 살이라서 좋은 게 아무리 좋아하는 물건이 있어도 안 보이면 보채지 않습니다. 은수한테 쭌이의 목도리와 귀마개를 거리낌 없이 씌워 보낸 것도 다 여기에 까닭이 있어서 예요. 

유아복


아직은 저런 신발 신지 않아도 될 텐데.. 오늘 따라 쭌이가 직접 신발장에서 꺼내온 부츠를 신어야겠다며 이만저만이 아니었답니다. 문제는 지난해 겨울에 산 이 부츠가 지금에 와서 쭌이가 신기에 작은 감이 있어 신긴 다는 것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어요.

세살


그래도 임무를 완수하고 곧 대문을 열어 재킬 겁
니다. 마음에 들어했던 신발을 신어서인지 표정이 한결 여유로워진 쭌이에요.

오늘 아침 둘 남매 등굣길에는 아이들 덩치 만큼이나 두터운 겨울 점퍼가 입혀졌어요. 그러니 당연히 아이들 덩치도 커 보이고 몸짓 하나하나가 팬더곰처럼 귀여워 보였답니다. 특히 쭌이 같은 경우엔 뒤뚱뒤뚱 걸어나가는 모습이 정말 팬더곰 같았습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