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두염이 걸려 일주일 동안 집에만 있어야 했던 기간에 둘째 쭌이가 살고 있는 마을에 첫눈이 내렸어요. 보통 세 살이 되는 해의 겨울에는 신발을 신고 눈을 밟으며 걸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기지만, 우리 쭌이의 세 살 겨울은 비와 눈이 없었습니다. 

해가 바뀐 지금 네 살이 되어 첫눈이 내렸던 날에 기침과 콧물이 멈추어지지 않은 상태지만, 첫눈이자 마지막 눈이 될 수도 있겠다 싶어 쭌이의 소망 대로 신발을 신겨 밖으로 나와봤어요.

아들


태어나서 처음으로 밟아보는 눈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걷는 폼이 엉거주춤 조심스러웠어요.

눈


아빠가 눈을 밟았을 땐 뽀드득 눈 밟히는 소리가 났습니다. 그걸 네 살 쭌이가 경험하고 있어요.

네살


"정말 신기하다!"

신발


전에 없던 촉감이 신발을 뚫고 온몸으로 생생히 전달되었는지 쭉 아래를 내려다 보네요.




아들


"이런 기분 처음이야!"

둘째


마지막으로 눈을 굴려 눈사람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려고 했어요. 어느 정도 덩치가 커진 눈사람의 몸통이 채 완성되기도 전에 아빠의 자리를 뺏어선 직접 굴려보고 있어요.

눈이 내렸어도 그렇게 춥지 않은 영상의 날씨라서 눈뭉치는 잘 만들어졌어요. 하지만, 콧물이 더욱 많이 나와 쭌이를 설득해 미완성의 눈사람만 남겨 놓은 채 얼른 집안으로 들어가고 말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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