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 성당의 모습입니다. 조그마한 도시에 그래도 꽤 큰 건축물이에요. 이 역시 시간이 좀 더 흐르면 건물 자체가 보물이 되지 않겠어요? 그건 그렇고 지난 겨울 성당 마당 한켠에 조그마한 지붕을 짓기 시작했어요. 팔각정과 같은 정자라 하기엔 그 지붕이 너무 작아 의아하게 생각했었지요.
사진의 화살표가 가리키는 곳이 지난 겨울 궁금증을 자아내게 했던 건물이에요.
이 오래된 종의 지붕을 만들어주기 위한 것이었단 것은 완공이 되고 나서야 알았답니다.
제가 종교를 갖고 있지 않지만, 예천 성당은 제 집 드나들듯이 다니는 곳이라서 이 오래된 종과 마주칠 일이 다분했어요.
혹시 총알 구멍일까요? 이 종은 최소 1932년에 만들어졌거나 아니면 그 이전일 겁니다. 구입을 그해에 했으니까요.
만약 총알 구멍이라면 우리나라 근대사의 아픈 흔적을 고스란히 담은 종으로 기록되겠지요.
자동차 핸들처럼 생긴 손잡이가 종보다 더 큽니다. 종을 울려야 할 때 좌우로 돌리지 않았을까 추측을 해보았어요.
종이 제 키보다 더 아래에 위치해있었기 때문에 종의 내부를 살펴보기 위해선 차가운 시멘트 바닥에 등을 바짝 붙여야 했습니다. 이렇게 내부를 자세히 들여다볼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종이 설치된 높이 덕이 컸지요.
종을 설치한 곳 옆에는 80여년 세월을 지내온 종의 운명을 설명해 놓은 안내 비석이 세워져 있어요. 과거 이 종 하나로 많은 사람들이 기뻐했던 모습이 눈에 선하게 비치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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