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이 되면 객지에 나가 있던 친인척 분들이 고향을 찾아 즐거운 설명절을 보내는 건 베트남도 마찬가지예요. 또한 설을 대표하는 전통음식을 만드느라 분주한 것도 닮았구요. 그 중에서 설날이 가까워오면 아내는 유난히 바인쯩(banh chung)이 먹고 싶다고 입맛을 다시곤 했어요. 그런 아내가 올핸 베트남에 계신 장인어른께 동영상 레시피를 받아 직접 만들기에 나섰습니다. 참고로 아내 역시 바인쯩을 만들어본 경험이 없다고 하더군요.^^~

가마솥


베트남 설날 대표음식 바인쯩을 만드는 과정은 지난 포스트에서 소개해드렸고, 오늘은 가마솥에서 12시간 삶는 과정부터 이어갈게요.


바인 쯩


계획보다 1시간 늦은 아침 6시부터 삶기 시작했어요.
덕분에 깜깜한 저녁 6시에 솥뚜껑을 열고 바인쯩을 꺼내야 했지요.
초록의 싱그럽던 잎도 물이 빠지고 탈색되어 진한 갈색 잎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베트남 설음식


뜨거운 가마솥에서 꺼내자마자 차가운 물로 냉욕을 시켜주었어요.


바인 쯩


완전히 식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시식을 위해 케익 자르듯이 8등분으로 잘라줍니다.
칼 대신 바인쯩을 묶었던 대나무끈을 사용하더군요.



칼로 자르면 안되느냐고 했더니, 너무 찰지기 때문에 덕지덕지 붙기도 하고 원래 이렇게 잘라왔다나요. 
베트남의 설 전통음식이니 전통방법을 따라야겠죠.^^~


베트남 설날 음식


대나무끈을 8등분으로 펴놓고 그 위에 바인쯩 한 덩어리가 담길만한 접시로 포개 놓았습니다.

베트남 전통음식


그리고 나서 통째로 뒤집고 다시 밑바닥에 있던 잎을 벗겨주었어요.

바인 쯩


이제 끈으로 사용했던 대나무 껍질로 여덟 조각 낼 거에요.


banh chung


생각보다 날카롭게 잘 잘리더군요.
끈적한 찹쌀이 덕지덕지 붙지도 않고요.~


바인 쯩


마침내 바인쯩의 속살을 볼 차례가 되었어요.

찹쌀과 녹두 그리고 돼지고기(앞다리살)를 차곡차곡 쌓아 만들었던 바인 쯩의 내부가 만드는 과정 그대로 자리 잡고 있네요.

제가 먹어본 바인 쯩의 맛은 회초밥 먹는 기분이었어요. 조금 더 찰지다는 게 달랐구요.
녹두와 찹쌀은 인절미나 콩 대신 녹두가 들어갔다고 상상하시면 그 맛이 똑 같을 거에요. 다만, 돼지고기는 12시간 동안 삶았더니 맛이나 식감이 완전 참치가 되었어요.^^

오랜 시간을 공들여 만든 바인쯩은 터지거나 물이 스며 들어가지 않아 만드는 과정에서 실수는 찾아볼 수 없었구요, 골고루 잘 익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성공한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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