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어린이집에서 잘 놀고 있을 은수를 데리러 갔을 때의 일입니다. 평소 같으면 은수 반 선생님께서 가방이며 외투만 챙겨주셨을 텐데, 오늘은 생각지도 못한 우유팩을 한 개 더 챙겨주셨습니다. 우유팩을 주시면서 하시는 말씀이 "오늘 날씨가 좋아서 아이들이랑 밖에 나가 상추를 심었어요, 이건 은수가 심은 것인데, 집에 가지고 가셔서 잘 키우세요.^^"
은수가 심었다는 말에 놀랍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우유팩을 조심스럽게 받아 들고 집으로 돌아왔지요. 오는 내내 마눌님한테 자랑할 일만 머리 속에 담아왔습니다.^^
마당에 주차를 하자마자 경적 소리부터 울렸습니다. 마눌님 얼른 나오라구요.ㅎ
거실로 들어가는 계단에 아주 뿌듯한 마음으로 올려놓고 자초지종을 설명했지요.
"이거 은수가 심었다는데, 잘 관리해야 돼!^^"
그런데, 제가 기대했던 마눌님 표정이 아니었습니다.
"상추 났어?" 묻는 아내, 그제야 우유팩 안을 유심히 들여다봤지요.
"요 콩나물 줄기 같은 게 상추 아닐까?..." 마눌님 피식 웃습니다.
"그럼 며칠 더 기다려 보자!~~"
그로부터 며칠이 더 지났습니다. 하지만 처음 가져왔을 때처럼 사진에 보이는 세 포기의 상추만 있었지요. 마눌님 또 묻습니다. "상추 언제 나?"
'육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춤추는 화요일 ^^ (12) | 2012.04.24 |
---|---|
외할머니께서 사가지고오신 구두, 너무 커? (14) | 2012.04.22 |
레고 선물받은 딸아이의 인사 (22) | 2012.04.16 |
양치질은 이렇게 하는 거야, 세 살 딸의 양치법! (17) | 2012.04.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