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르르릉!~~~
어린이집 은수선생님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은수 아버님, 특별활동 교재를 두 달치 보관 중인데, 언제 읍내에 나오시면 가지러 오세요.^^"

감기가 떨어지지 않아 지난 12월부터 어린이집을 그만 다니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은수아빠는 꽤 오랜만에 들르게 되었습니다. 퇴소식과 더불어 특별활동 교재, 은수가 덮고 자던 이불 보따리 등을 챙겨 집으로 가지고 왔지요.


은수

그 옛날 은수아빠는 어린이집은 물론 유치원이란 곳도 모르고 자랐어요. 버스가 들어오지 않는 시골 오지에서 자란 덕분이죠. 하지만, 이젠 딸 덕분에 저도 많은 것을 보고 배우게 됩니다.

오늘 집에 가지고 온 두 보따리를 마치 제 것인 마냥 들뜬 마음으로 
풀어헤쳐 봤습니다. 

동화책

은수가 들고 있던 책자를 한장 한장 넘겨보니 이런,,
책이 카드처럼 쭈욱 펼쳐지고 말았어요.


기차놀이

아빠와 협동으로 기차 열 칸을 모두 연결했더니 은수 신이 나서 기차를 운행합니다.

장난감

왠지 타이어가 엄청 비싸 보이는 까닭은?^^
하얀 고무신으로 바퀴도 없는 "포니"를 만들어 운행하던 때가 떠올랐어요.

시소

무슨 교재가 요로코롬 앙증맞은 것도 있대요?
요건 잘 치워 놨다가 은수아빠가 좀 더 갖고 놀아야겠어요.~


동화책

얇은 책 한 권에는 다양한 이야기를 비롯해 놀이 교재의 설계도, 그림과 연관된 곳에 스티커 붙이기 등 재미있는 요소가 듬뿍 채워져 있었습니다. 

놀이

그 옛날 책을 소중히 다루어야 한다는 선생님의 말씀이 아직도 귓가에 생생하게 들리는 듯 한데, 지금은 뭐 떼고 붙이고 오리고 자르고..ㅋ  

스티커

헛,, 우산을 왜 거기에 붙인다냐?~~ 

은수

이번엔 어디 붙이려고?



대답 대신 멋쩍은 웃음을 보여줍니다.

어린이

뭐 엉뚱한 곳에 붙이면 어때요?  떼고 붙이는 것도 공부의 한 과정이려니 생각했어요.~

종이상자

집이 예쁘장해서 은수가 좋아할 거라 생각했는데 너무 작아서 일까요?
그만 외면 당하고 말았어요.

놀이

다 붙였다고 자랑을 해요. 내키진 않았지만 기념샷 한 방 날려줬습니다.~

실로폰

아,, 특별 활동에는 음악도 있었지? 제 청각이 워낙 뛰어나서 은수가 연주를 멈출 때까지 귀가 아팠습니다.

선생님 없이 아빠와 은수가 함께 학생이 되어서 서로 도와가며 공부를 해봤어요. 순서대로 연결해서 기차놀이를 즐겨 보았고 버스 안에 사람들도 태워봤지요. 글을 읽지 못하는 은수를 위해 눈사람 이야기를 아빠가 대신 들려 주었고 반대로 은수는 아빠한테 멜로디를 들려 주었습니다.

어린이집 보육료는 전액 국가에서 부담해 주지만, 이런 특별 활동 같은 것은 신청자에 한해 각자 부담입니다. 어린이집마다 틀리겠지만 은수가 다녔던 어린이집에선 월 3만 원으로 영어,산수,음악,미술 등 다양한 놀이를 통한 특별 활동 교육을 해왔고, 오늘 제가 은수와 친구가 되어 함께 공부해 보니, 그동안 아이들한테 유익한 시간을 만들어 줄 수 밖에 없는 교재였던 것 같아 아빠의 맘도 뿌듯하게 마무리 지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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