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제가 카메라를 들고 분주히 움직이는 은수를 순간 포착해서 맘에 드는 사진 한장 건지자면 속 된 말로 겁나게 찍어야 합니다. 마치 아프리카의 야생사자들의 모습에서 한 장의 멋진 사진을 만들기 위해 몇 개월씩 잠복하는 자연 다큐멘터리 사진 작가들처럼..

그러다가 오늘 한순간 카메라를 황급히 사자(은수)에게 뺏기고 말았어요. 

카메라를 빼앗아 장난감처럼 가지고 노는 사자의 모습을 뒤로 물러나 핸드폰으로 겨우 인증샷 찍고 오늘 이야기를 시작해 봅니다.

남매

별로 가르쳐 준 적 없는 문명의 산물 카메라를 아빠로부터 빼앗아 든 은수, 부시맨이 콜라병과 조우했을 때의 호기심처럼 이리저리 막 찍어 대기 시작했어요. 그것도 만만한 먹이, 즉 보행기에 얹혀 있는 남동생이 먹잇감이었죠.

뒤로 물러나서 지켜봤더니 믿기지 않을 정도로 카메라를 능수능란하게 다루길래 아빤 급히 핸드폰을 꺼내 들고 그런 딸의 모습을 담고자 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찮게 딸이 셔터를 누른 순간의 후래쉬 불빛을 절묘하게 포착한 아빠의 핸드폰 사진..

정말 짜릿했습니다요.^^~~

그래서 몇 번이고 다시 시도해 봤지만 카메라의 밧데리만 무의미하게 소모해버린 슬픈 비화로 남기고 말았습니다.

딸

블로그 사진을 찍으면서 세로 사진은 거의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근데, 맹랑한 딸내미 좀 보이소...ㄷ

캐논

폼이 여느 사진작가님들 울리고도 남을 기세지요?ㅋ



여름 바쁠 땐 블로그 사진으로 은수의 똑딱이 카메라에 의존해야겠어요. 물론 아직은 없고,, 

3월 모 일에 은수 생일날엔 똑딱이 카메라 선물해주려고 계획만 잡고 있었는데, 은수보다 저를 위해서라도 꼭 사주어야겠어요. 요즘 들어 은근히 자주 뺏기는 것 같아요.ㅎ

남매

제가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카메라의 셔터소리에요. 은근히 저의 오감을 자극합니다. 그런데, 울 은수 셔터를 누른 후의 저 모습이, 아빠의 예전 모습을 비춘 거울 같았습니다.ㄷㄷ 

카메라

아,,이건 아닙니다용!~~~~~

카메라 또한 우리 가족의 일상처럼 각본이 없어서 딸의 손에 있을 땐, 돌발상태가 찾아 오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는 머리카락이 쭈빗 서더라는..

그래 본들 아빤 블로그 사진으로 올라가지 않지롱!~~~

왜?

아빠가 쥔장이니깐!~~ㅋ

남매

헐,,,

동생이 보행기에 오래 앉아 있었는지 불편함을 호소했어요. 백일 갓 넘은 아기들이 호소할 때의 특징이라면 얼굴이 붉어지면서 인상을 찡그리기 시작합니다.

가만히 놔두면 울음을 터트리겠다는 신호인데, 은수 왈,,


"너 가만히 있으라 그랬지?~"
ㄷㄷ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