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르르릉!" 어린이집 선생님으로부터 한통의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은수가 집에 가는 아이들을 보고는 자꾸만 따라 나서려고 하니, 지금 데리러 오시면 안될까요?" 어린이집에 다닌 지 2주째, 아직은 낯설기만 한가 봅니다. 전화를 끊고 곧장 달려갔지요.
벌써 하원시켜 주는 봉고차가 대기하고 있더군요. 우리 딸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해서 들키지 않으려고 살금살금 들어갔드랬죠.
복도에는 이미 많은 어린이들이 집에 가기 위해 가방을 메고 복도로 걸어 나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유독 뒷모습이 눈에 익은 아기가 가방을 둘러 맨 언니오빠들을 쳐다보면서 졸졸 따라다니고 있더군요. 그 순간 제 딸이란 걸 확신했고 딸은 숨죽여서 지켜보고 있는 엄마아빠를 어떻게 알아챘는지 고개를 돌렸습니다.
으헉......!
발을 동동 구르며 울부짖더니 엄마의 품으로 다짜고짜 뛰어듭니다.
이산가족 상봉도 이보다 더 찡할 수 있을까 싶은 순간이었지요.
하루 종일 우리 은수를 봐주시는 선생님이에요. 평소엔 울지 않고 낮잠도 잘 잔다고 하시네요.
얼마나 보고 싶었으면 한동안 엄마의 눈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을까요?
아침에 헤어져 오후 3시에 만나는데도 우리 은수에겐 이산가족처럼 느껴졌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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