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눈에는 누나의 손에 잡히는 것은 무엇이든지 신기하게 보이나 봅니다. 바닥에 나 뒹굴고 있어도 관심을 보이지 않다가 누나가 갖고 놀려고 잡기만 하면 뺏으려고 해요. 그러다 보니 사이좋은 남매의 모습에서 말려야 하는 남매 사이가 되어버리기 일쑤..

남매

해가 바뀌어 여섯 살이 된 딸과 느닷없이 세 살이 되어버린 아들, 둘의 나이 합쳐봤더니 아홉 살!~
이런 자식이 둘이나 있으니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는 것과 매일 한번 정도는 중재를 해주어야 하는 게 일상이 되었습니다.


남매

다행히 오늘은 누나의 것을 뺏지 않았어요. 평소 같으면 그림을 그리고 있는 누나의 스케치북을 움켜쥐거나 방석인 양 깔고 앉아야 하는데, 운 좋게도 다 쓴 스케치북이 옆에 있어서 연필을 쥐어주었더니 조용해졌어요.

남매

저만 고수인 줄 알았는데 아내도 만만찮게 유인 작전을 잘 펼치고 있네요.



처음엔 장난감으로 유혹해보곤 했는데, 효과가 전혀 나타나지 않았어요. 쭌이한테는 당장 누나의 손에 있는 것 외에는 무용지물이었거든요. 그렇다고 해서 엄마아빠가 매번 누나더러 양보하라고 한다면, 우리 은수는 앞으로 아무것도 가지고 놀 수 없게 되겠지요?~ 

또 다른 방법으로는 손에 쥔 물건이 안 보이는 곳으로 이동 시켜주는 것인데, 다른 데 관심을 가질 동안은 울어버리니 실패!

그렇다면 남매 둘 다 해피엔딩을 만들어 줄 방법은 정녕 없는 것일까?~

고민하다가 15개월 전후 아기들의 특징이 장난감이든 무엇이든 오래 갖고 놀지 않는 특성이 있는데, 이것을 이용해보기로 했어요.

누나의 것을 매번 뺏다시피 해서 동생에게 넘겨준다고 해도 평화는 없다!

"은수야, 동생한테 잠깐 빌려주었다가 돌려 줄께!~"

처음엔 이렇게 말했더니 마냥 뺏기는 줄 알고 울었던 은수가 지금에 와선 "은수야, 동생 좀 빌려주세요!" 이러면 바로 "응,알았어!" 하고 호응을 잘해줍니다. 왜냐하면 길어봤자 15초 안팎에 제자리로 돌아올 것이란 걸 은수도 잘 알고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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