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풍선을 이렇게 좋아할 줄 몰랐습니다. 행사가 있는 곳에 큰 풍선이 하늘에 떠있어도 시큰둥, 사람이 붐비는 곳에서 엄마아빠의 손을 잡고 지나가는 아이들이 하나같이 풍선을 춤 태워도 시큰둥..
그리고 결정적인 이유로 제 어릴 적 추억이라고는 풍선에 바람을 넣다가 "뻥!~" 터져 간담이 서늘했던 기억밖에 없어 가까이 하고 싶지도 않았고, 그런 위험한 풍선을 제 아이들이 갖고 놀게 하는 것도 별로 달갑지 않게 생각했거든요.~
그런 달갑지 않고 공포스러운 풍선이 뜻밖에 저희 가정에 들어왔어요.
일본에서 건너왔다며 저한테 건넨 풍선은 매우 두꺼워서 도저히 입김으로는 바람을 채울 수가 없었습니다.
뭐 바람을 채우면 색깔도 변한다고 해서 퍽이나 궁금했던 나머지 입김을 불어봤는데, 풍선의 배가 부르기도 전에 공기압이 세서 오히려 제 입속으로 들어오더구만요.
"에잇!" 하고 말았는데, 딸아이의 보챔에 견딜 수가 없어서 이웃집을 찾아가 자전거 바퀴에 바람을 넣는 기계로 겨우 바람을 채울 수 있었습니다.
이런 모습을 3일째 지켜본 아빠는...
"아!~~"
딱 한 글자였어요.
풍선이 배구공이 되어 딸과 씨름도 많이 해주어야 했지만, 공을 받는 딸이 너무 행복해 하길래 풍선이 처음으로 고마워지는 순간이기도 했어요.~
아래 사진을 보시기 전에 위 사진의 오른쪽을 잘 보시면...
파란 대야 안에 쭌이가 가만히 앉아서 지켜보고 있지요?
"누나, 나 좀 줘봐!~~~"
은수가 고무풍선의 주권을 쉽게 포기해주었어요. 근데, 그 놈의 느려 터진 풍선을 울 쭌이가 따라잡지 못하더구만요.
느림보처럼 퉁퉁 바닥에서 치고 올라오는 풍선이지만, 초보 세 살짜리한테는 자유로운 풍선이었어요.~
사실 아는 지인으로부터 두 개의 풍선을 선물 받았습니다. 빨간 풍선과 녹색 풍선인데, 바람을 넣었더니 빨간색은 색의 변함이 없었고 녹색 풍선은 연두색으로 바뀌다가 배가 더 불러지면 노란색으로 바뀌더군요. 그리고 글의 머리에서도 말씀드렸지만, 두께가 무지무지 두꺼워서 연습을 하지 않으면 건강한 성인이라도 입김으론 바람을 채우기가 힘듭니다.
대신 바람을 충만하게 넣게 되면 정말이지 공처럼 튼튼해서 안전하게 가지고 놀 수가 있겠더군요.
아참,,
이 포스트를 쓰면서 시시각각 변하는 녹색 풍선의 비밀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바람을 채운 첫날에 뜨거운 불기둥에 안착 되어 한마디 비명과 함께 화장되고 말았답니다.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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